스벅·무신사·런닝맨까지…'탁치니 억' 희화화 재소환
[한국경제TV 이휘경 기자]

스타벅스가 고(故)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키는 표현을 마케팅 문구로 사용해 논란을 빚자 과거 사례도 재소환되고 있다.
1987년 1월 서울대생이던 박 열사가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현 민주화운동기념사업관)에서 고문 받다 숨지자 경찰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쓰러졌다"고 발표했다. 사인을 단순 쇼크사로 덮으려 했던 이 발표는 국민의 공분을 사며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고 이후 국가 폭력의 상징적 표현으로 남았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전날인 지난 17일 텀블러 프로모션을 홍보하며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표현을 써 5·18과 박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조롱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사과문을 냈지만 유족은 큰 상심을 나타냈다.
박 열사의 형 박종부 씨는 2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일부 극우 집단에서나 할법한 일을 (글로벌 기업인) 스타벅스가 대변했다는 데 대해 상심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오너(정용진 회장)의 성향이 밑에 있는 직원들과 조직에 영향을 미치고 그들도 '별문제 없겠지' 생각하며 벌인 일 아니겠느냐"며 "오너가 직원을 경질하고 교육하겠다고 핑계 대는데 자기 자신부터 잘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은 스타벅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탁 치니 억' 표현은 앞서도 여러 차례 광고와 방송에 등장해 반복적으로 물의를 빚었다.
무신사는 2019년 카드뉴스 광고에서 "속건성 책상을 '탁' 쳤더니 억하고 말라서"라는 문구를 사용했고 같은 해 SBS TV 예능 '런닝맨'은 '1번을 탁 찍으니 엌 사레들림'이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당시 무신사 광고 이미지를 공유하며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 사건 그로 인해 시작된 6월 민주항쟁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광고"라고 비판했다.
무신사는 이날 오후 사과문을 내고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신 고 박종철 열사님의 뜻과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될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다시 한번 박종철 열사님과 유가족 여러분 박종철기념사업회를 비롯한 모든 관계자분들 무신사에 실망하셨을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현주 박종철센터 센터장은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역사를 희화화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며 "기업과 사회 모두 역사적 책임과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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