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스토리] 장병규·이재웅 '지구 동맹'…1500억 자율주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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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대한민국 1세대 벤처 창업가들이 '자율주행' 사업으로 재결합한다. 이는 카셰어링 업체 '쏘카'와 배틀그라운드 운영사 '크래프톤'의 이야기다.
네오위즈, 첫눈,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블루홀스튜디오(현 크래프톤)을 창업하며 게임·벤처투자(VC)·플랫폼 등 IT분야 전반에서 성장 동력을 모색해 온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 포털 '다음(현 운영사 에이엑스지)'·소풍·쏘카를 창업한 이재웅 쏘카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이사회 의장은 '지구 얼라이언스'에 이어 자율주행 사업까지 협력을 이어가며 벤처 신화 DNA를 신사업 역량에 쏟아붓는 모습이다.
20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쏘카와 크래프톤이 자율주행 전문 법인 에이펙스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협력 구조를 짜면서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과 이재웅 쏘카 이사회 의장의 인연도 새 국면을 맞았다.
이번 거래의 골자는 단순 투자보다 복합적이다. 크래프톤은 쏘카 대상 65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여기에 에이펙스 모빌리티에 750억원을 직접 투입하는 구조를 더했다. 크래프톤발 자금만 놓고 보면 총 1400억원이 자율주행 사업으로 향한다. 에이펙스 모빌리티 전체 규모는 쏘카의 데이터 자산 출자까지 포함해 1500억원으로 설계됐으며 쏘카는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는 구상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특정 회사에서 함께 일한 동업 관계라기보다 한국 인터넷 산업이 막 태동하던 시기부터 같은 시대를 관통한 창업가 네트워크에 가깝다.
이재웅 의장은 1995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창업해 한메일과 다음 카페로 국내 포털 대중화의 문을 열었다. 장병규 의장은 1996년 네오위즈 공동창업을 시작으로 첫눈,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블루홀스튜디오를 거치며 인터넷 서비스·검색·벤처투자·게임 산업을 넘나들었다.
한 사람은 이용자들이 모이는 '온라인 광장'을 만들었고 다른 한 사람은 창업과 투자의 연쇄를 통해 기술 기업이 성장하는 방식을 증명했다.
이들의 궤적은 서로 다른 듯 닮아 있다. 이재웅 의장이 '다음' 이후 소풍과 쏘카를 통해 사회적 기업·모빌리티·플랫폼 혁신으로 관심을 넓혔다면, 장병규 의장은 본엔젤스를 통해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블루홀스튜디오를 크래프톤으로 키워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성과를 냈다. 두 사람 모두 한 회사를 키운 뒤에도 창업 생태계 안에 남아 다음 세대 기업의 성장 방식에 관여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공통분모가 보다 뚜렷하게 드러난 계기는 '지구얼라이언스'다. 지구홀딩스는 '오래 버티고 견딘다'는 의미의 지구(持久)를 내세운 기업가 공동체이자 장기 성장 지향의 지주사 모델이다.
실제로 지구얼라이언스는 창업과 투자의 과정을 겪은 기업가들이 참여하는 주요 주주 집단으로, 이재웅 의장은 지난해 9월 지구홀딩스 설립 주축으로 참여했고 장병규 의장은 같은 해 12월 합류했다. 올해 3월 공식 출범 당시 지구얼라이언스 9인 명단에도 두 사람은 함께 이름을 올렸다.
지구얼라이언스가 '기업가들의 장기적 연대'였다면 이번 쏘카·크래프톤의 자율주행 협력은 그 연대가 실제 산업 프로젝트로 확장되는 장면에 가깝다. 포털로 인터넷 대중화의 첫 장을 열었던 이재웅 의장과 게임과 벤처투자로 글로벌 기술기업의 성장 공식을 보여준 장병규 의장이 데이터·AI·모빌리티 비즈니스 경험이 만나는 자율주행 영역에서 다시 의기투합한 셈이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쏘카·크래프톤 협력은 단순히 게임사가 모빌리티에 투자한 사례가 아니다"라며 "포털로 인터넷의 문을 열었던 이재웅 의장과 게임·벤처투자로 글로벌 확장의 가능성을 증명한 장병규가 다시 한 번 기술의 다음 장을 실험하는 장면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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