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직과 손잡고 1170억 세탁…대포통장 유통 일당 송치
핵심 조직원엔 범죄단체조직죄 혐의 적용
현지 건너가 피싱까지 도와…폭력배도 가담
중국에 거점을 둔 한국인 자금세탁 조직과 손잡고 범죄수익금 1170억원을 세탁한 국내 대포통장 유통 조직이 검찰에 넘겨졌다. 이들은 처음에는 대포통장만 공급하다가 이후 국내 조직원들을 중국 현지로 보내 직접 피싱 범행과 자금세탁에 가담시키는 방식으로 범행을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국내 대포통장 유통 조직 총책 A씨(28)·B씨(29)와 중국 자금세탁 조직 관련 조직원, 조직폭력배 등 33명을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가운데 A씨와 B씨 등 7명은 구속 송치됐다. 핵심 조직원 27명에게는 형법상 범죄단체조직죄도 추가 적용했다. 이외에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등 혐의로 가상자산 송금책 116명도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2024년 3월께 결성된 A씨 조직은 지역 선·후배와 지인 등을 끌어들여 조직 형태를 만든 뒤 하부 조직원을 통해 대포통장을 모집하고 개설해 보이스피싱 조직 등에 넘긴 뒤 금전적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중국 심천을 거점으로 활동한 자금세탁 조직은 대포통장을 이용해 올해 8월까지 약 860억원 규모 범죄수익금을 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조직이 공급한 대포통장 계좌에는 2024년 3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약 310억원 규모 범죄수익금이 입금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투자사기, 투자 리딩 사기 피해금이었다. 중국 자금세탁 조직은 피싱 사기 조직을 운영하던 김모씨(48)가 총괄했다. 김씨는 지난해 8월 또 다른 총책 C씨(44)를 영입해 자금세탁 조직 운영을 맡겼다. 경찰은 중국에 체류 중인 김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린 상태다. 여권도 무효화 조치했다.
수사 과정에서 조직폭력배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리 대상인 3개 폭력조직 소속 조직원 8명은 대포통장을 다른 피싱 조직에 유통하고 수수료를 챙겼다. 일부는 직접 A씨 조직에 가입해 대포통장 모집책 역할을 수행했다.
A씨 조직은 허위의 세금계산서와 물품 공급 계약서 등을 발행한 뒤 '유령 법인'을 세웠다. 이를 통해 각 지역 은행을 방문해 대포통장을 개설했고, 이를 유통해 범죄 행위에 이용되도록 제공했다. 피싱 피해자 신고로 통장이 지급정지 조치될 경우 직접 은행에 전화하거나 피해자에게 전화해서 지급정지를 해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은행에는 '법인이 정상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는 식으로 속이려 하고, 피해자에게는 '일부 피해금을 보전해줄 테니 지급정지만 해제해달라'는 방식으로 회유했다.
김씨 조직은 A씨 조직으로부터 받은 대포통장으로 보이스피싱 범죄를 벌였다. 이후 2차 계좌로 피해금을 입금한 뒤 상품권으로 바꾸거나 국내 거래소를 이용해 코인 등 가상자산을 매입했다. 이후 해외 거래소를 통해 다금을 다시 세탁했다. 자금세탁 유형으로는 테더코인(USDT)이 72%, 상품권 업체를 가장한 비율이 19%를 차지했다.

A씨 조직과 김씨 조직은 처음에는 대포통장 공급 관계였지만, 지난해 3월부터 범행 방식이 더 조직적으로 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A씨 조직이 조직원들을 김씨 조직이 있는 중국 현지로 보내 피싱 범행과 자금세탁에 직접 참여하게 하고, 세탁한 범죄 수익의 3~6%를 대가로 받았다. 범죄단체조직죄 혐의가 인정되면 일반 범죄보다 형량이 무거워질 수 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범죄수익금 13억8000만원 상당에 대해 기소 전 추징 보전 조치를 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수수료를 받고 타인의 돈을 받아 가상자산으로 전송할 경우 범죄인 줄 몰랐다고 하더라도 처벌될 수 있다"며 "대부분 범죄 수익금 세탁에 이용된다는 점을 인지해 범죄 행위에 연루되지 않도록 주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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