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자로 변신한 강동원 "돈 떨어졌냐고 아는 형이 묻던데..."

장혜령 2026. 5. 2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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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와일드 씽> 강동원 배우

[장혜령 기자]

영화 <와일드 씽>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휩쓸려 해체된 혼성 3인조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무대에 서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19일 종로구의 카페에서 <와일드 씽>의 리더 현우 역의 강동원과 만나 다양한 질문을 주고받았다. 배우로서 망가지는데 망설임이 없는 진심과 더 큰 인생의 목표까지 그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다.

"열심히 연습한 투명한 결과치"
 영화 <와일드 씽>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강동원은 비보이 출신의 1세대 아이돌 현우를 위해 5개월간 고강도 춤 연습으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펼쳐냈다. 힙합, 비보잉 같은 스트리트 댄스의 기본기부터 트라이앵글의 안무, 고난도 기술인 헤드스핀까지 직접 소화하는 열정을 보였다.

강동원은 "촬영 전부터 시작해 끝나고도 틈틈이 계속 연습했는데 점차 무대 경험이 쌓이면서 마지막 무대의 완성도가 가장 높아졌다"며 스스로 만족감을 표했다.

그가 췄던 <검사외전>의 붐바스틱 선거 율동이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춤선이 하루아침에 형성된 건 아니었다. 그는 "힙합 음악에 무지해서 역사부터 시작해 다큐를 챙겨보며 현우를 이해했다"며 메소드 연기를 믿지 않았지만 이번만큼은 현우 표현하기 위해 평소에도 힙합 콘셉트를 즐겨 입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와일드 씽>은 개봉 전부터 혼성그룹 '트라이앵글'의 콘셉트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홍보했고 SNS 반응은 뜨거웠다. 탈색 브릿지 칼 단발에 리더를 상징하는 빨간 의상까지 착장한 강동원을 두고 누리꾼들은 '얼마나 성공에 목마른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강동원도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내가 뭐라고..'라는 반응도 보였다.

강동원은 타고난 재능만 믿고 노력을 게을리하는 배우가 아니었다. 액션에 탁월해 감독들이 선호하는 배우로 거듭난 것도 노력의 결실이다. <군도>를 촬영할 때는 3개월 전부터 캐릭터를 준비했다고. 칼 잡는 연습에만 8개월 동안 매달렸고 다른 칼을 보여주려고 천 번을 휘두르고 연기에 임했다. 영화 <와일드 씽>을 위해 힙합의 기원부터 걸음걸이, 제스처를 처음부터 배우는 애정을 보였다.

그래서일까. 현우 캐릭터 덕분에 벌써 트라이앵글의 팬이 늘어났다는 후문이다. 강동원은 "아는 형이 '요즘 돈 떨어졌냐'고 묻던데 칭찬으로 들었다"라며 "<와일드 씽> 시나리오를 읽으면서도 이런 반응을 예상했다"고 말했다.

근황을 물으니 최근에는 할리우드 진출을 위해 미국에 체류하며 다양한 미팅을 했다고 전했다. 연기가 본업이지만 제작에도 관심이 크다는 강동원은 "예전에는 저를 선택해 주기만 바랐는데 지금은 직접 만들자고 생각이 바뀌었다"라며 "한국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과 일해보고 싶은 꿈이 있다. 제작자 마인드로 다른 배우들과도 (혹시 몰라) 친절해지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배우 강동원과 나눈 일문일답.

"원점에서 배운 힙합 정신"

-그동안 독보적인 캐릭터와 다채로운 장르로 사랑받았다. <와일드 씽>을 선택한 특별한 계기가 있을 것 같다.
"사실 시리즈 대본으로 한 번 제안이 왔었고, 두 번째로 영화 시나리오로 제안와서 수락하게 됐다. 처음에는 Y2K 감성을 소환하기에 이른 시기라 잘 안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재작년에 제안받았을 때는 지금이야말로 그때의 감성을 불러낼 적기라고 느꼈다. 1세대 아이돌 이야기를 영화에서 해본 적이 없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현우는 비보이 계를 주름잡던 시절, 길거리 캐스팅으로 트라이앵글에 합류한다. 캐릭터 준비 과정이 궁금하다.
"처음에는 안무를 놓치지 않으려고만 생각했다. 그 와중에, 노래, 관객 호응도 끌어내야 해서 정신없었다. 액션과 춤은 전혀 달랐다. 기본기가 전혀 없어 쉽지 않았다. 비트 맞추고 스웨그가 살아있는 제스처를 익히는 것도 낯설었다. 일단 비트에 맞춰 걷는 연습부터 했다. 특유의 제스처도 따라 해보면서 30분 정도 몸풀기부터 시작했다. 브레이킹 들어가기 전, 스텝 연습만 1시간 정도 할애하고 이후 기술 연습으로 넘어갔다. 팀이 들어오면 안무 연습을 했는데 매일 4시간 동안 특훈이 이어졌다. 다만 배우는 카메라를 보면 안 되지만 아이돌은 자기 카메라를 잘 찾아야 했는데 제 카메라를 찾고 보는 데 시간이 걸렸다."

-세기말과 Y2K를 고증할 때 특히 신경 쓴 것은 무엇인가.
"1세대 아이돌 선배들을 그대로 녹여내고 싶었다. 그분들이 보셨을 때 '그때 우리가 그랬지' 싶은 향수도 부르고 부끄럽지 않으려고 신경 썼다. 티브이로 보던 선배들의 스타일이나 음악을 오마주 하고 싶었고, 화려했던 대중예술 문화를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트라이앵글 1집은 멋있는 콘셉트고 2집은 뭐든 과해서 일부러 충격받도록 설정했다. 1집은 대놓고 코믹함이 포인트지만 2집 무대는 진정성을 더해 너무 잘해서 웃기는 게 목표였다."

-트라이앵글의 활동 시기가 2000년이지만 90년대와 2000년대를 혼합한 것 같다. 실제 데뷔 시기와 맞물렸던 만큼 영감받은 점이 있다면.
"음악과 패션은 90년대 후반을 기반으로 했지만 정확한 시대를 밝히지 않고 두루뭉술한 콘셉트로 돌파하고자 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이 영화의 배경인데 그렇게 따지면 2000년 보다 조금 후다. 그때면 패션 트렌드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 90년대 룩과 음악으로 향수를 일으키는 포인트를 줬다. 정학한 고증보다는 코미디에 방점을 두면서 진행했다. "

"배우를 넘어 글로벌 제작 관심"
 강동원 배우
ⓒ AA그룹
-뮤직비디오가 선공개됐는데 반응이 뜨겁다. 기자간담회를 통해 뮤직비디오에 반해 영화를 보면 실망할 거란 말을 했는데.
"영화에 대한 상상이 각자 달라서 드린 말씀이다. (순수하게) 영화 자체로만 전달되어야 좋더라. 뮤직비디오의 정보만 알고 직접 영화를 보러 오면 생각한 것과 달라서 화를 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커졌다.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의 음악 영화를 상상하고 왔는데 망한 그룹이 차를 타고 다면서 겪는 좌충우돌 코미디라 실망할까 봐 했던 말이다."

-현우의 코어는 헤드스핀이다. 강동원의 인생 코어는 무엇인가.
"단순하게는 '세계 최고의 배우가 되고 싶다'같은 로망이 있다. (웃음) 연기, 스타성 등 구분할 수 없는 말 그대로 꿈이다. 작품을 선택할 때도 대본의 완성도를 우선에 두고 있다. 읽었을 때 바로 '놀랄 것 같다'는 영화가 몇몇 있었다. <검사외전> 때도 의아해 할 거라 생각했고, <초능력자>도 그랬다. <와일드 씽> 대본을 읽을 때는 최고로 놀라겠다는 느낌이 오더라. 기분 좋은 배신이다. (웃음)"

-<와일드 씽>이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현우가 '인생에 기회가 왜 세 번밖에 없어'라는데 그 대사가 기억난다. 저뿐만 아니라 모두의 가슴에 와닿는 메시지다. 세 테이크 밖에 못 찍는다고? 세 번 실패하면 아웃이라고? 그런 말을 들으면 억울하고 황당할 것 같다. 일할 때도 삼진 아웃이면 안 된다는 신념을 중심에 둔다. 스트라이크를 연속 세 번 먹으면 안 된다. 두 번도 위태롭다. 한 번 먹으면 무조건 다른 방향이라도 출발해야 한다. <와일드 씽>부터 우선 잘 되었으면 좋겠다. (웃음)"

-연기 이외의 제작에도 관심이 큰 것 같다. 다방면의 활동을 넓혀가는 이유가 궁금하다.
"예전에는 배우가 제작의 동력이었지만 최근에는 트렌트가 달라졌다. 인지도가 큰 배우가 필요한 건 여전하나 시장 자체가 작아져서 예산을 줄이는 데 총력을 두고 있다. 해외 진출도 생각은 있는데 아직 미국 인지도가 없어서 쉽지 않다."

-<와일드 씽>의 기대 포인트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영화를 보고 각 세대마다 다른 감성이 들 것 같다. 젠지 세대도 옛 음악을 다시 듣고 자기 느낌으로 재해석하길 좋아한다. 젊은 층이 봐도 즐거울 것 같다. 우리 세대만 소비하고 끝나는 문화는 아니더라. 저희 위 세대도 당연히 아는 감성이니 좋을 거고, 해외에서도 한국의 예전 팝이 다시 유행하는 현상을 보니까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필더무비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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