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UAE 원전 드론 공격, 한국서 발생했다면?…새울원전 공중위협 대응훈련 참관기
휴대용 재머는 교란 전파로 드론 무력화
원자로건물 콘크르트 외벽은 대형여객기 충돌서도 안전
'건설 막바지' 새울원전 4호기, 내년 초 시운전 목표

"8초소 방향에서 미상의 드론이 탐지됐습니다."
19일 오후 1시 53분. 경북 울산 울주군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 특수경비대 상황실. 초소에서 원전을 경비하던 인력의 긴급한 목소리가 무전기를 타고 들려왔다. 이와 동시에 상황실 화면에 해당 드론의 구체적인 사양과 드론 조종사의 위치가 표시됐다.
상황실 지휘권자는 방호대에 군경에 상황을 즉시 전파할 것과 초소 근무자가 재머(jammer)를 사용해 드론에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이와 동시에 본부장 등 상급자와 규제기관, 국가정보원 등에 상황을 보고하고 전 직원에도 출입을 자제할 것을 알렸다. 방호태세도 1단계로 상향했다.
잠시 후 상황실 CCTV에는 재머에 의해 무력화한 드론이 표류하다 떨어지는 모습이 생생하게 전달됐다. 낙하한 드론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지휘권자는 자체 소방대와 남울주 소방서에 출동을 요청했다. 오후 2시1분 화생방테러대응팀이 현장에 도착해 화재를 진압했다. 이어 오후 2시5분 인근 제53보병사단 초소에서 근무하던 군이 출동해 조종사를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군과 경찰이 정보를 분석해 추가적인 위협이 없다고 판단해 방호태세 1단계 상황은 곧바로 해제됐다. 상황실 지휘권자가 상황 종료를 선언한 것은 오후 2시 6분. 최초 드론을 탐지한 지 13분 만이었다.
이날 한수원 새울원자력본부에서는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폭발물을 탑재한 드론이 원전 부지 경계에 접근하는 상황을 가정한 공중위협 대응훈련이 실시됐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에 건설한 바라카 원자력발전소가 드론 공격을 받은 직후여서 이날 대응훈련은 더욱 주목받았다.
최 위원장은 이날 훈련에 대해 "최근 중동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안보가 매우 중요해진 시점"이라며 "물리적 공격, 특히 드론 공격에 대한 대응과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날 눈길을 끌었던 것은 드론을 탐지할 수 있는 무선주파수(RF) 스캐너와 드론 무력화 장비인 휴대용 재머였다.
2023년 처음 도입된 RF스캐너는 드론과 조종사 간 교신 전파를 탐지해 반경 3㎞ 내의 드론을 식별할 수 있는 장비다. 각 드론 기체에 부여된 고유 식별 번호로 드론의 기종과 승인 여부를 파악할 수 있으며 조종사의 위치까지 알아낼 수 있다.
휴대용 재머는 교란 전파를 이용해 드론을 무력화하는 장비다. 새울원자력본부는 배터리 분리형과 배터리 일체형 등 10정을 구비했다. 원전 부지에 드론이 접근하면 지휘권자의 명령에 따라 초소에 위치한 특수경비대가 휴대용 재머로 교란 전파를 방사하게 된다. 재머는 1시간 연속 사용할 수 있다.
새울원자력본부는 18일부터 21일까지 물리적 방호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물리적 방호란 핵물질과 원자력시설에 대한 위협을 사전에 방지하고 실제 위협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탐지해 대응하는 조치를 말한다. 훈련은 지상 위협과 공중 위협 대응 훈련으로 나뉘어 실시된다. 1년에 1차례 전체 훈련, 반기 1회 부분 훈련을 실시한다고 한다.
훈련 시에는 53사단 기동대대가 가상의 침입군 역할을 맡는다. 한수원 관계자는 "실질적인 대응 훈련을 구현하기 위해 침입 경로 및 시간은 비공개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새울원자력본부는 청원경찰, 특수경비대, 예비군, 민방위대 등으로 방호 조직을 구성했다. 유사시에는 53사단, 울산경찰서, 울주군경찰서, 울산해양경찰청, 울산소방본부, 남울주 소방서의 지원을 받는다. 무기고에 총기와 탄약도 보관하고 있다.
드론이 원자력발전소를 공격해도 핵물질이 있는 원자로 건물은 별 타격을 받지 않는다. 새울 3, 4호기의 원자로 건물의 철판 두께는 6㎜, 외벽 콘크리트 두께는 137㎝로 대형 항공기의 충격으로부터도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용후 핵연료 저장조 건물 외벽 두께는 이보다 두꺼운 180㎝에 이른다.
우리나라가 UAE에 수출했던 것과 동일한 노형인 신한울 1, 2호기 원자로 건물의 외벽 두께는 122㎝다. 이 역시 대형 여객기 충돌에서도 별다른 손상을 받지 않는다.
다만 드론이 원자력발전소 터빈 건물이나 변전소 등을 공격할 때는 전력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UAE 바라카 원전을 드론으로 공격한 것도 핵물질 누출보다는 에너지 공급 차단을 노렸을 가능성이 높다.

이날 방문한 새울원자력본부는 새울 3호기의 시운전과 4호기 막바지 건설이 한창이었다. 세울3호기는 올해 1월 핵연료 장전 후 발전소 출력을 상승시키면서 시운전을 실시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9월에는 상업 운전에 들어갈 전망이다.
새울 4호기 건설은 올해 4월말 기준 97.9%의 공정률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고온기능 시험 완료 이후 연료 반입 및 연료 장전을 위한 시공이 진행중이다.
새울 4호기는 7월에 연료반입 후 올해 10월까지 사용전 검사를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초에 원안위로부터 운영 허가를 받아 시운전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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