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팔 벌려 김웅빈 맞이한 임병욱...2군 설움 버텨낸 두 선수의 포옹→야구장은 몽글몽글

안희수 2026. 5. 2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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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빈이 19일 고척 SSG 랜더스전 9회 말 끝내기 홈런을 치고 팀 승리를 이끈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IS포토

눈시울이 불거진 채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김웅빈(30)을 향해 임병욱(31)가 두 팔을 벌려 맞이했다. 두 선수의 짧고 진한 포옹은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을 몽글하게 만들었다. 

김웅빈은 19일 프로야구 주인공이었다. 홈(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6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키움이 4-6으로 지고 있었던 7회 말 우중간 2루타로 추격 타점을 올렸고, 6-6 동점이었던 9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국가대표 투수이자 SSG 클로저 조병현의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걷어 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때려냈다. 개인 첫 끝내기 홈런이었다. 

김웅빈은 이어진 중계방송 인터뷰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포기하고 싶을 때 자신을 붙잡아 준 지도자들을 향한 감사, 두 아이를 홀로 키우고 있는 아내에게 더 큰 무대에서 뛰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자책감에 감정이 북받친 것. 

김웅빈 2021시즌 이후 주로 퓨처스팀에서 뛰었다. 키움이 리빌딩 체제에 돌입한 2023~2025시즌은 1군에서 30경기 이상 뛴 시즌이 없었다. 상위 라운더(2015 2차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였고, 2020~2021시즌에는 200타석 이상 소화했다. 하지만 현재 그는 1군과 2군을 오가는 1.5군이다. 올 시즌은 지난 13일에야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그런 그에게 19일 SSG전 끝내기 홈런포는 결과 이상의 의미였다. 

김웅빈의 지난 3년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가 바로 임병욱이었다. 그는 현재 메이저리거인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입단 동기이자 그보다 먼저 지명(2014 1차)된 특급 기대주였다. 하지만 풀타임을 소화하며 타율 0.293·13홈런을 기록한 2019시즌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도 엄밀히 1.5군 선수였다. 

임병욱은 올 시즌 재도약을 향해 날갯짓을 하고 있다. 4월 말 콜업된 뒤 최근 꾸준히 선발 출전하며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5·1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는 연속 경기 홈런을 쳤다. 19일 SSG전에서는 올 시즌 첫 3안타를 쳤다. 

김웅빈은 자신을 '아빠 미소'로 맞이하며 포옹을 해준 임병욱에 대해 "(임)병욱이와 최근까지도 2군에서 함께 뛰며 고생을 많이 했다. 내 마음을 잘 알아서 그렇게 안아준 것 같다"라고 웃어 보였다. 

임병욱·김웅빈에 앞서 지난 시즌 후반기에는 이들의 동갑내기 임지열(2014 2차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이 먼저 존재감을 보여줬다. 그도 상위 라운드에 지명된 유망주였지만, 오랜 시간 빛을 보지 못하다가 지난 시즌 활약을 발판 삼아 올 시즌 키움의 주장까지 맡았다. 

키움은 2023시즌 이후 리빌딩 체제에 돌입했고, 기존 주축 선수를 트레이드 카드로 쓰며 신인 드래프트 상위 라운드 지명권을 수집했다. 무려 3년 연속 개막전 선발 라인업 신인 야수를 투입할 만큼 육성에 진심이었다. 2024~2025시즌 각성하며 메이저리그(MLB)까지 진출한 송성문(샌디에이고 파드리스)조차 2023시즌을 마친 뒤 더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다며 불안해했다.  

하지만 그동안 입지를 굳힌 신인급 나오지 않았을 만큼 리빌딩은 그 효과가 미미했다. 그렇게 에이스 안우진이 군 복무와 수술 재활 치료를 마치고 복귀한 올 시즌, 키움은 기존 기조를 거두고 윈-나우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현재 주전으로 나서는 선수는 2차 드래프트 등 외부에서 영입한 베테랑들이다. 

이런 흐름 속에 '노망주'들도 꾸준히 기회를 얻고 있다. 임지열, 임병욱에 이어 김웅빈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키움의 내부 경쟁은 한결 입체적인 모양새를 갖출 전망이다. 김웅빈은 "기회는 신이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한 타석, 한 타석을 소중히 여기며 후회 없이 야구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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