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다 있어요" 이 사람이 53만개 공약 분석한 이유
[이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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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서비스 '공약다나와'를 개발한 시빅해커 이동근(32)씨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했다. |
| ⓒ 이진민 |
5번의 지방선거, 3만 6751명의 후보자 그리고 53만 4217개의 공약. 이를 분석한 시빅해커 이동근(32)씨가 내놓은 진단이다. 공공 데이터를 활용해 정치 접근성을 높이는 웹서비스를 개발해 온 그는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우창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연구팀, 한국정당학회, 뉴웨이즈와 함께 공약 분석 웹서비스 '공약다나와(www.dagongyak.kr)'를 개발했다.
왜 선거판에서 공약은 '변수'가 되지 않는 걸까. 이씨의 질문은 여기서 출발했다. 그는 좋은 공약을 내놓고도 번번이 낙선하는 후보들을 지켜봤다. 그래서 정당이나 인물보다 공약 자체를 먼저 들여다볼 수 있는 웹서비스를 개발했다. '공약다나와'에서는 지방선거 후보들의 과거 공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후보 간 공약 비교는 물론, 어떤 유권자층을 겨냥했는지도 함께 분석할 수 있다.
이씨는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공약다나와' 개발 과정부터 지난 지방선거 판세 흐름, 제9회 지방선거 전망 등에 대해 말했다. 그는 "만일 AI에게 투표권이 생긴다면 누구를 뽑을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지만, 인간 유권자는 투표장에 들어갈 때까지도 알 수 없는 존재"라며 "그래서 선거 결과 역시 누구도 쉽게 단언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아래는 시빅해커 이동근씨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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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서비스 '공약다나와'를 통해 제9회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비교한 사진. |
| ⓒ 공약다나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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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서비스 '공약다나와'를 통해 제9회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비교한 사진. |
| ⓒ 공약다나와 |
"간단히 말해 기술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다. 나는 시민 사회와 정치 사이 간극을 좁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장애인 유권자를 위한 투표소 접근성 안내 서비스 'vote for everyone(보트 포 에브리원)'을 만들었고 2020년 총선에서는 국회의원 후보들의 법안 발의·출석률 등을 분석한 앱을 개발했다."
- 왜 대통령 선거도, 국회의원 선거도 아닌 지방선거를 골랐나.
"지방선거야말로 우리 일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선거다. 예를 들어 우리 동네 도로를 보수하거나 유치원을 짓는 일은 모두 지방의회의 역할이다. 그럼에도 정당 구도가 가장 강한 선거이기도 하다. 후보 상당수가 같은 정당 국회의원과 함께 선거 캠프를 꾸리고, 지역과 무관한 정당 공약을 그대로 내거는 경우도 많다. 반대로 지역 문제를 깊이 고민한 소수 정당 후보나 정치 신인들이 대거 등장하는 선거도 지방선거다.
그래서 더욱 유권자들이 공약에 집중했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공약을 읽어보고 투표장에 가는 유권자는 전체의 1%도 안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겪는 일상적인 불편과 삶의 문제를 바꿀 수 있는 선거 역시 지방선거이기 때문에 정당이나 후보 이력이 아닌 공약 자체에 집중해 정보를 볼 수 있는 웹서비스를 개발하게 됐다."
- 웹서비스 개발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을 것 같다.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올라온 공약 관련 데이터를 모아 분석했다. 중간중간 시행착오도 있지만, 그 사이 챗GPT 5.4가 새로 출시되면서 분석 속도가 빨라지기도 했다. 서비스 전체를 만드는 데는 한두 달 정도 걸렸다. 관건은 AI가 공약 내용을 얼마나 정확하게 분류할 수 있는가였다. 모호한 표현이 담기거나 여러 표현이 혼재된 공약의 경우 어떤 정책 카테고리에 넣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예를 들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라는 공약은 정확히 어느 정책 분야에 속한다고 봐야 할까. 이런 부분이 쉽지 않았다. 또한 공약만을 분석하는 웹서비스인 만큼 정치적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신경 썼다."
- 지금까지도 다양한 정치 분석 웹서비스가 등장했다. '공약다나와'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국제 비교정치 연구에 쓰이는 CMP 코드를 한국 지방선거에 맞게 KMP 분류 체계로 재구성했다. 이를 통해 공약이 어떤 행정 분야와 사회적 가치에 속하는지 분류해 후보자 간 비교와 AI 분석 기능을 제공한다. 추후에는 당선 후보들의 공약이 실제 지방의회 조례와 행정으로 이어지는지도 함께 살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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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서비스 '공약다나와'를 개발한 시빅해커 이동근(32)씨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했다. |
| ⓒ 이진민 |
"당시의 정치·사회적 사건에 따라 선거 양상도 달라졌다. 2010년에는 '무상급식' 논쟁이 부상하며 관련 공약과 키워드가 두드러졌다. 2014년은 세월호 참사 이후 치러진 선거였던 만큼 '공공질서'와 '안전' 키워드가 직전 선거 대비 9.3%포인트 늘었다. 2018년에는 유치원 3법 등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며 사회복지 관련 공약 비중이 커졌다. 코로나19 이후 치러진 2022년에는 소상공인 관련 공약이 많았다."
- 그렇다면 이번 지방선거는 어떻게 예측하나. 데이터가 말해주는 것이 있다면.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거를 예측하는 건 사실상 어렵다. 아직 선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고 그사이 어떤 정치·사회적 사건이 벌어지느냐에 따라 흐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거 결과를 쉽게 단언하고 싶지는 않다. 여기에 인간 유권자라는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도 있다. 만일 AI에게 투표권이 생긴다면 누구를 뽑을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은 아니다.
투표장에 들어갈 때까지 누구를 뽑을지 모르는 것이 사람이란 존재 아닌가. 인간 유권자는 단순히 정보를 계산해 선택하지 않는다. 자신이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은지 고민하며 표를 던진다. 그렇기 때문에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정치와의 간격을 좁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유권자와 출마 후보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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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서비스 '공약다나와'를 개발한 시빅해커 이동근(32)씨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했다. |
| ⓒ 이진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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