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 중 핸드폰으로 쓴 기사, 이제 마지막이네요
[김종섭 기자]
유럽 여행 11일 차, 오늘은 프라하, 부다페스트, 그리고 비엔나에서의 유럽 여정을 마치고 집으로 떠나는 날이다. 유럽의 12일간 여정은 여행지에 도착하는 날과 여행을 끝내고 돌아가는 출발 날을 제외하고 나면, 사실상 10일간의 여행 일정이 된다. 새벽부터 일어나 프라하 공항으로 갈 준비를 끝냈다.
프라하 공항에서 아침 8시 4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라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숙소에서 6시에 출발했다. 하룻밤을 묵은 호텔은 원래는 조식이 제공되는 조건이었지만, 이른 아침 체크아웃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조식을 하지 못하고 떠나야 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어제 체크인을 하면서 우리의 사정을 들은 호텔 측에서, 체크아웃 시간에 맞추어 조식을 세 개의 종이박스에 나뉘어 정성껏 싸주었다. 샌드위치와 사과, 그리고 에너지바 정도의 간단한 음식을 정성껏 담아 준 그 박스를 받아들고 문을 나섰다. 이번 여행의 가장 값진 추억으로 남게 하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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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항 내부 통유리창 너머로 바라본 프라하 공항의 관제탑 전경 |
| ⓒ 김종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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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넓고 탁 트인 출국 대기 공간과 대형 전광판이 여유로운 공항의 분위기 |
| ⓒ 김종섭 |
이제는 긴 유럽에서의 여정을 끝내고 우리 부부는 다시 아들과 헤어져야 할 시간이다. 아들은 한국행 비행기를, 우리 부부는 캐나다 밴쿠버행 비행기를, 각자 목적지가 다른 비행기를 타야 했다. 출발할 때도 그랬지만 돌아갈 때도 비행기 시간이 늘 달랐다. 여느 여행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우리 부부가 먼저 떠나고 아들이 나중에 떠나는 비행 일정이었다. 시간 차이가 몇 시간씩 나다 보니, 헤어질 때 공항에 홀로 남아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아들을 두고 돌아서는 부모의 마음은 늘 편치 않았다.
다행히 아들은 저녁 비행기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경유지에서 한 시간 연착된다는 여행사의 연락을 어제 통보받았다. 여행사로부터 다른 시간대나 노선으로 변경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고, 기존 오후 5시행 비행시간을 오전 11시로 발 빠르게 변경해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천만다행이었다. 덕분에 우리 부부는 아들과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작별 인사를 하고, 아들의 배웅을 받으면서 출국 심사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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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안 검색대로 향하는 게이트 앞에서 아들을 향해 환하게 손을 흔드는 우리 부부의 모습 |
| ⓒ 김종섭 |
프라하에서 경유지인 프랑크푸르트까지는 비행기로 한 시간 거리이다. 이전 튀르키예 여행 때도, 그리고 이번 프라하에 올 때도 들렀던 경유지라 이제는 낯설지 않고 익숙한 곳이기도 하다. 다만 프라하 공항에서 비행기로 직접 연결되는 탑승 게이트가 없어 셔틀버스로 이동하여 탑승해야 했다.
활주로 위에서 탑승지까지 갈 버스 안에서 아직 도착하지 않은 탑승객들을 기다리며 몇십 분 동안 버스 문이 활짝 열린 채로 대기해야 했는데, 그 사이 겨울바람처럼 매서운 칼바람이 차 안으로 들이쳐 한참 동안 추위에 곤욕을 치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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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서운 활주로 바람을 뚫고 무사히 도착한 프랑크푸르트 공항 |
| ⓒ 김종섭 |
그동안 이용했던 다른 라운지들과 달리 장소도 비좁고, 먹을거리도 빵과 햄 종류, 음료수, 그리고 와인과 위스키 정도가 전부였다. 그래도 다행히 우리 부부 둘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어 편안히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비록 공간은 협소하고 먹을거리는 단출했으나, 장거리 비행을 앞둔 지친 여행자 부부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아늑한 쉼터가 되어주었다.
다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출국장으로 향하며 입국 심사를 받았다. 갑자기 몰린 대기 줄 때문에 수속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졌다. 4시간 반이라는 경유 시간이 결코 짧게 느껴지지 않는 순간이었다. 문득 유럽연합(EU) 회원국 국민들은 국가 간 이동 시 여권이 아닌 자국의 신분증만으로 자유롭게 통과하는 모습이 부럽게 느껴졌다. 심사를 마치고 나니 곧바로 탑승해야 할 시간이 다 되어, 면세점은 둘러보지도 못한 채 서둘러 밴쿠버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비행기는 출발이 50분 정도 지연되었다. 도착지인 밴쿠버에도 지연되는 시간만큼 늦게 도착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파일럿이 열심히 기수를 몰았는지 다행히 오후 3시 정시에 연착 없이 도착했다. 예전의 밴쿠버 공항은 입국 심사 대기 줄에서 몇 시간씩 기다리는 일이 다반사였다. 대면 심사도 꽤 까다로웠다. 하지만 최근에는 키오스크를 통한 전자식 입국 심사로 바뀌었고, 비시민권자에게 행해지던 간단한 대면 심사마저 이번에는 생략되었다.
특히 이번 키오스크 심사에는 항목이 하나 추가되어 있었는데, 2026년 밴쿠버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방문객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FIFA 승인 관련 체크란이었다. 세계적인 축제를 준비하며 공항의 시스템이 여행자에게 더 유리하고 편리한 쪽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음을 실감했다.
비행기에서 내려 출국장 밖으로 나오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단 20분. 공항 출국장 문을 열고 나가니 캐나다에 살고 있는 작은아들이 이미 출국장 밖에서 차를 대기시킨 채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멀리 한국에서 큰아들과 헤어져 서운했던 마음이, 공항 밖에서 환하게 맞이해 주는 작은아들의 손길 덕분에 이내 따뜻한 안도감으로 채워졌다.
여행의 목적 중 하나는 단연 '활력'이다. 세상을 넓게 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이유도 있지만, 모처럼의 여행은 앞으로의 삶을 더 힘차게 살아내기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다. 내년 여행지는 아직 미정이지만, 큰아들은 다음번엔 스페인이나 동남아 쪽으로 가족 여행 계획을 잡아보자며 웃었다. 결혼 2년 차인 작은 아들은 매번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며느리와 동행하지 못했다. 다음 여정에는 부디 온 가족이 온전하게 함께하는 온기 가득한 여행이 되길 마음속으로 조용히 바라본다.
시차 적응이 되지 않아 주로 현지의 고요한 새벽 시간에 작은 스마트폰 화면을 켜고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가며 기행문을 썼다. 글을 송고하고 나면 언제나 '좀 더 잘 쓸 걸' 하는 후회가 남는다. 그날의 감동이 휘발되기 전에 완성해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에 서둘러 쓰다 보니, 스스로 느끼기에 완성도가 다소 미흡했던 점도 고백한다. 그러나 서투르면 서투른 대로, 이번 유럽 여행의 기억은 활자가 되어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가족의 영혼 속에 가장 아름다운 추억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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