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재판 흔들 무리수”…홍장원·곽종근 입건한 종합특검 속내

석경민, 김성진 2026. 5. 20.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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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종합특검팀이 최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입건했다. 사진은 홍 전 차장이 지난 3월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의 1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모습. 뉴스1

12·3 비상계엄 잔여 의혹을 수사하는 제2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이 기존 내란 수사·재판에서 핵심 진술자로 분류됐던 인물들을 잇달아 피의자로 입건하고 있다. 이미 판단이 이뤄진 사안과 사실관계가 겹치는 혐의까지 꺼내 들면서 법조계에서는 종합특검 수사가 기존 내란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종합특검은 최근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과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등 전직 국정원 정무직 간부 6명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입건했다. 특검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정원이 미국 정보기관 등을 접촉해 계엄의 정당성을 설명하려 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홍 전 차장은 계엄 직후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인 체포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로 국회와 헌법재판소, 법정에서 증언했던 핵심 인물이다. 홍 전 차장이 내란 관련 혐의로 입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도 비슷한 사례다. 곽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그는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이미 기소됐지만, 종합특검은 최근 곽 전 사령관을 군형법상 반란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기존 수사와 재판에서 12·3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뒷받침했던 주요 진술자들이 종합특검 수사에서는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조사받는 흐름이다.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지난해 11월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10월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등을 지목하며 "잡아 오라.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새 혐의 꺼낸 특검, 왜


종합특검의 수사 확대는 기존 내란 사건의 수사 구조와 맞닿아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군·경 지휘부 상당수는 이미 검찰 특수본과 내란특검 수사를 거쳐 재판에 넘겨졌다. 종합특검이 윤 전 대통령을 다시 조사하거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수첩 등 남은 의혹을 규명하려면, 기존에 기소된 내란 혐의와 구별되는 별도의 수사 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종합특검이 꺼내 든 혐의가 군형법상 반란죄와 형법상 범죄단체조직죄다. 특검팀은 계엄 실행에 관여한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노 전 사령관, 군 관계자들에게 반란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노 전 사령관 등 정보사 관계자들의 이른바 ‘제2수사단’ 의혹에 대해서는 범죄단체조직죄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지난 6일 '노상원 수첩' 관련 연평도 검증영장 집행을 위해 정부과천청사 인근에서 헬기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핵심 쟁점은 새 혐의가 이미 기소된 내란 혐의와 얼마나 별개의 범죄사실로 볼 수 있느냐다. 일부 혐의는 내란특검 단계에서 이미 검토됐던 사안이기도 하다. 내란특검에서 수사를 담당했던 법조인은 “윤 전 대통령을 검찰에서 이미 내란 혐의로 기소한 이후라 군반란죄 적용을 검토한 바 있다”며 “내란 혐의와 상상적 경합이나 이중기소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봐 따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내란특검은 외환 혐의라는 별도 수사 축이 있었던 만큼 군반란죄를 무리하게 구성할 필요가 크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한다.

12·3 비상계엄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는 “이미 검찰 특별수사본부 때 한 차례 스크린됐고, 특검을 통해 총 1년에 걸쳐 수사됐던 사안”이라며 “수사 동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범위를 넓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기존 내란 재판 흔들 변수 되나


법조계 일각에서는 종합특검 수사가 기존 내란 재판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홍 전 차장과 곽 전 사령관처럼 핵심 증언을 했던 인물들이 피의자로 입건될 경우, 수사 압박에 따라 기존 증언을 번복하거나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범죄단체조직죄로 입건된 정보사 김봉규·정성욱 대령 등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출동 경위와 제2수사단 구성 의혹을 일관되게 설명한 주요 진술자들도 마찬가지다.
윤석열 전 대통령(왼쪽)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사진공동취재단

피의자 전환 논란과 별개로, 종합특검의 새 혐의 적용은 중복 수사와 이중기소 논란으로도 번지고 있다. 종합특검이 지난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한 이은우 전 KTV 원장의 내란선전·선동 혐의 수사가 대표적이다. 앞서 내란특검은 이 전 원장의 방송 제작·송출 과정에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면서도 그가 비상계엄을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내란 선전 혐의는 불기소 처분한 바 있다. 한 현직 차장검사는 “기존 직권남용 혐의와 동일한 범죄사실로 보인다”며 “같은 사실관계를 다시 기소한다면 공소기각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석경민·김성진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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