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 번에 50만원’ 체외충격파, 1년 12번까지만 실손보험금

오는 7월부터 대표적인 과잉 비급여 항목으로 꼽혀온 체외충격파 치료에 대해 실손보험금이 연간 12회까지만 적용될 전망이다. 치료 횟수 상한을 담은 의학적 가이드라인이 확정되면서다. 기준을 초과하는 치료에 대해서는 환자가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정형외과학회·대한재활의학회·대한마취통증의학회·대한신경외과학회 등 4개 학회와 대한의사협회(의협) 실손보험대책위원회는 금융감독원 등과 협의를 거쳐 체외충격파 치료를 최대 주 1회, 연 12회로 제한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최근 마련했다. 부위별 치료 횟수는 최대 6회로 정했다.
이 기준을 넘어서면 보험사가 실손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어깨 통증으로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는 환자는 어깨 부위에 대해선 6회까지만 실손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이후 허리 등 다른 부위 체외충격파 치료를 추가로 받더라도 연간 총 보장 횟수는 12회를 넘길 수 없게 된다.
이와 관련,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선 의학적 근거가 있는 범위 내 치료에 대해서만 보상하면 된다는 기준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학적 판단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법원 판결이 있기 때문에 보험 심사 과정에서 사실상 기준처럼 작동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외충격파 주 1회, 연12회로 제한
체외충격파 치료는 어깨·팔꿈치·무릎 등 병변 부위에 분당 1000~1500회의 충격파를 가해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법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인 데다 실손보험과 맞물려 불필요한 치료를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체외충격파 치료 비용(서울)은 최저 5000원에서 최대 50만원에 이른다. 병원 마음대로 진료비를 정할 수 있어 가격 차가 크다. 지난해 연간 진료비 규모는 9036억원(지난해 3월 보고 기준)에 달했다. 과잉진료 논란이 이어지면서 지난 6일 출시된 5세대 실손보험에서는 체외충격파 치료를 보장 대상에서 제외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체외충격파, 도수 치료처럼 과잉진료 우려가 큰 비급여 항목에 대해 가격과 치료 횟수를 직접 관리하는 ‘관리급여’ 전환을 검토해왔다. 도수치료는 관리급여 대상으로 지정돼 다음 달 열리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1회당(30분) 가격이 4만~4만3000원 수준으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관리급여화 압박에 의료계 자율 규제안 제시
의료계가 비급여 치료에 대한 자율 규제안을 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가 도수치료에 이어 체외충격파 치료까지 관리급여 대상으로 편입하려고 하자 비급여를 유지하는 자정 방안을 만든 것이다.
복지부는 일단 의료계의 자율 규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다음 달 비급여관리정책협의체를 열고 체외충격파 치료에 대한 의료계의 자율 규제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전환되는 7월 함께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학회들이 마련한 전문적 의견인 만큼 의료계가 제안한 가이드라인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태연 의협 실손보험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관리급여로 묶이면 의료 현장은 사실상 시장 퇴출에 가까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체외충격파 역시 횟수 제한의 영향은 피하기 어렵겠지만, 관리 급여 체계 편입만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시민·환자단체들은 자율 규제로는 ‘고무줄 진료비’를 막을 수 없고, 진료 현황 모니터링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사회정책국장은 “면밀한 모니터링 아래서 자율 규제를 일단 해보고, 실효성이 없다면 체외충격파 치료도 지체 없이 관리급여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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