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수수 주보부터 비건 식탁까지… ‘생명의 숲’ 일군 교회들

임보혁 2026. 5. 20.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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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K·기환연, 환경주일 기념 기후위기 속 창조세계 지켜 온 전국 16개 ‘녹색교회’ 선정
올해의 녹색교회로 선정된 전국 16개 교회 관계자들이 19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에서 교회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광주고백교회(황범현 목사)는 사탕수수 찌꺼기로 만든 종이로 주보를 제작해 자원을 절약하고 창립 주일 헌금을 ‘태양광 상생 헌금’으로 전환해 농촌교회 3곳의 태양광 설비 설치도 지원했다. 서울 한민교회(김준호 목사)는 매달 한 차례 비건 식단으로 차리는 ‘초록 식탁’을 운영하며 생태 신앙을 일상 속 식문화까지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기후위기 시대에 삶의 현장에서 창조세계 보전에 앞장서 온 전국 교회들이 ‘녹색교회’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기후정의위원회와 기독교환경운동연대(기환연)는 19일 이들 교회를 포함한 전국 16개 교회를 올해의 수상자로 발표했다.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김주용 목사)에서 ‘칼을 쳐서 보습으로: 우리가 생명의 숲이 됩시다’를 주제로 열린 제43회 환경주일 연합예배·올해의 녹색교회 시상식에서다.

수상 교회들은 탄소 저감과 자원 순환, 생태교육, 태양광 설비 운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창조세계 보전에 힘써 온 점을 인정받았다.

이날 농촌교회들의 생태 보전 활동이 주목받았다. 충북 청주 은혜교회(김태웅 목사)는 3000㎡ 넓이의 논에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법을 적용하며 친환경 농업 선교를 선도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창의적인 실천 사례도 소개됐다. 경기 안산 하늘품교회(이성환 목사)는 시화호 생태 보전 활동을 통해 지역 생태계 보전 활동에 적극 참여해 왔고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한 텃밭 교육을 진행해 다음세대에 생명 존중 가치를 전수하고 있다. 전남 순천승산교회(김규곤 목사)는 순천만 습지와 동천을 보호하려는 지역사회 노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풀뿌리 생태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교인들의 생태 감수성을 높이려는 노력 또한 주목받았다. 수원 매원교회(이주현 목사)는 기후환경위원회를 조직하고 주일 오전 기후 위기를 주제로 전 교인 대상 성경 공부를 진행하는 등 환경보호 실천이 신학적 토대 위에 바로 설 수 있도록 이끌었다.

박승렬 NCCK 총무는 “기후위기를 교회의 선교적 사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제는 선언을 넘어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영남 기환연 상임대표도 “교회가 단순한 환경보호를 넘어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신앙적 순종의 길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예배 참가자들은 이날 생태적 영성 회복, 탄소 중립을 위한 녹색교회 전환, 교회 간 생명 관계망 구축, 기후 재난 취약계층 보호 등 생태 정의 실현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한국교회가 서로 연결된 ‘생명의 숲’이 돼 창조세계 회복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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