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회계법인, 감사인보다 AI 인재 더 뽑았다…3년새 3배”

세계 4대 회계법인이 지난해 감사 인력보다 인공지능(AI) 전문 인력을 더 많이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딜로이트와 EY, KPMG, PwC가 지난해 영어권 국가에서 낸 채용 공고를 분석한 결과 전체 모집 직무 가운데 약 7%가 AI 관련 기술을 지원 요건으로 제시했다.
채용 대상에는 머신러닝 엔지니어와 작업 자동화를 위한 AI 에이전트 전문가 등이 포함됐다.
이는 챗GPT가 출시된 2022년 당시 2%에도 미치지 못했던 수준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AI 관련 직무 가운데 코딩 능력을 필수 조건으로 요구한 비율은 80%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60%보다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2020년대 들어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던 감사직 채용 비중은 지난해 전체 공고의 3%에 머물며 처음으로 AI 전문직에 역전당했다.
“AI가 핵심 투자 분야”…인재 확보 경쟁
FT는 회계법인 등 전문 서비스 업계도 기술 발전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AI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형 회계법인들은 기존 사업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사의 기술 활용 전략을 자문하는 영역까지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헤드헌팅 업체 오저스의 앨릭스 해밀턴 베일리 파트너는 “4대 회계 법인의 전략적 투자 핵심 분야가 AI”라며 “인재 확보가 진짜 문제”라고 말했다.
모하메드 칸데 PwC 글로벌 회장도 지난해 AI 엔지니어 대규모 채용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통적 피라미드 구조도 흔들”
AI 확산은 회계업계 조직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I 도입이 확대되면서 단순·반복 업무를 맡던 하위 직급 인력 수요가 줄고, 소수의 파트너가 다수 직원을 거느리던 기존 회계업계의 피라미드형 인력 구조도 흔들리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런 변화는 컨설팅 부문으로까지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언 페이 잉글랜드웨일스공인회계사협회 데이터분석·기술 책임자는 “5∼6년 전 많은 대규모 업체가 회계감사 서비스 지원에 초점을 맞춘 기술팀을 확장하는 데 막대한 투자를 시작했고, 이제는 AI가 이런 움직임을 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AI가 화이트칼라(사무직) 직군과 하위 직책을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회계 전문 인력 수요 자체는 여전히 높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KPMG는 “AI와 회계감사는 채용과 투자 측면에서 배타적이지 않으며, 신뢰할 수 있는 AI가 점점 감사 과정에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3개 회계법인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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