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터뷰] "부러지지 않는 이상, 핑계 대고 싶지 않았습니다" 원태인의 109구 투혼, 그 뒤에는

윤승재 2026. 5. 2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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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포항 KT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삼성 원태인. 삼성 제공


"어디 부러지지 않는 이상, 핑계 대고 내려오고 싶지 않았습니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이 109구 호투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원태인은 19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져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4-1 리드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와 승리 요건을 채운 원태인은 팀이 10-2로 승리하면서 시즌 2승(3패)째를 수확했다. 

이날 원태인은 최고 150km/h의 공을 앞세워 KT 타선을 무력화했다. 체인지업(31개)과 슬라이더(17개) 등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가면서 마운드를 잘 지켰다. 

삼성 원태인. 삼성 제공

경기 후 원태인은 "1위 경쟁을 하고 있는 팀과의 경기여서 좀 더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 1선발과의 대결에서 이겼다는 점에 만족감이 크다. 또 '약속의 땅'이라고 불리는 포항에서 이기고 싶었는데, 좋은 피칭으로 이길 수 있게 돼서 기분이 너무 좋다"라며 웃었다. 

사실 이날 원태인의 초반 페이스는 좋지 않았다. 무실점으로 잘 지켜내긴 했지만 투구수가 많았다. 5회까지 91개에 달했다. 도중엔 왼쪽 엉덩이 쪽을 부여잡으면서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원태인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비록 실점은 했지만 세 개의 아웃카운트를 모두 책임지면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에 원태인은 "사실 오늘 경기 전에, 일요일(24일)에 안 던지게 해줄 테니, 105구 정도까지 끌고 가보자고 코치님께서 말씀해 주셨다. 6회에 올라가는 건 어려운 결정은 아니었다"라면서 "5회에 내려오자마자 감독님께 6회까지 더 던지겠다고 했다"라고 돌아봤다. 

경기 도중 통증을 호소한 것에 대해서는 "3회 정도부터 (왼쪽 엉덩이에) 안 좋은 느낌이 있었다"라면서도 "부러지지 않는 이상 내 경기는 내가 마무리해야 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기 때문에 핑계 대면서 내려오고 싶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19일 포항 KT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삼성 원태인이 경기 도중 왼쪽 엉덩이 근육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삼성 제공

그러면서 "중요한 첫 주의 첫 경기다 보니까, 최대한 많은 이닝을 끌고 가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밸런스에 영향을 조금 끼쳤다. 볼넷도 나오고 빠지는 공도 나오면서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라며 "그래도 최대한 집중하면서 위기를 잘 풀어가려고 했던 게 마무리를 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지난 7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시즌 5경기 만에 첫 승(7이닝 무실점)을 거뒀던 원태인은 1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6이닝 4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그리고 바로 다음 경기에 다시 영점을 잡고 승리 투수가 됐다. 어떤 점이 달라진 걸까. 

원태인은 "사실 지금 내 구위나 구속은 프로에 온 뒤 가장 좋은 것 같다. 하지만 결과가 안 좋아서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구속과 구위가 너무 좋다 보니까 내 강점이 사라진 거였더라"라고 진단했다. 

19일 경기 후 만난 삼성 원태인. 포항=윤승재 기자

그가 설명한 선수 본인의 장점은 '변화구로 타이밍을 뺏고 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가는 거'였다. 하지만 최근 구위가 좋다 보니, 힘 대 힘으로 타자와 붙으려고 했다는 게 원태인의 설명이다. 그는 "요즘엔 나보다 공이 빠른 투수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내 자신이 좋다고 느껴도 타자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공일 수 있다"라며 "내가 생각을 잘못했다고 판단했고, 다시 원래 내 피칭 스타일을 조금이나마 찾으려고 노력했던 것이 오늘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전했다. 

포항=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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