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지은 예산 추사창의마을 추사기념관 가보니

황동환 2026. 5. 1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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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8일부터 시범 운영, 7월 11일 정식 개관... 전시·체험·휴식 아우른 복합문화공간으로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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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환 기자]

 추사창의마을 내 신축·이전한 추사기념관 전경.
ⓒ <무한정보> 황동환
추사고택 인근 '추사창의마을'에 새 둥지를 튼 추사기념관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문을 열고 개관을 준비 중이다. 정식 개장에 앞서 보완 사항들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 4월 28일 시범 운영에 들어간 '추사기념관'은 기존 추사고택 옆에 있던 추사기념관을 이전·확장한 건물이다.

2008년 문을 연 기존 기념관이 지난 18년간 추사 김정희 선양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면, 새 기념관은 전시·체험·휴식 기능을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한 단계 진화한 모습으로 공개됐다.

외관은 현대적 감각 속에서도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건물 주위로 펼쳐진 묵향광장과 산책 동선은 추사의 서예 정신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추사고택과 백송을 잇는 새로운 관람 동선이다. 기존에는 추사고택과 백송 사이 이동이 다소 단절된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새 기념관이 중간 거점 역할을 하면서 추사고택~추사기념관~백송으로 이어지는 관람이 가능해졌다.
 1층 전시실 대형 미디어홀.
ⓒ <무한정보> 황동환
1층 상설전시실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대형 미디어홀이 관람객을 맞이했다. 가로 12.8미터, 높이 3.36미터 규모의 미디어아트 화면에는 추사고택의 사계절 풍경이 펼쳐졌다. 봄의 연둣빛과 겨울 설경이 영상 속에서 교차하며 마치 실제 고택 마당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전했다.
이어진 전시실 내부는 이전 기념관과는 분위기부터 달랐다. 기존 공간이 복제품 중심 전시에 머물렀다면, 새 기념관은 실물 유물 중심 전시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군 관계자는 "예전에는 보존 환경 한계 때문에 복제품 위주였지만, 새 건물은 수장고와 공조시설이 크게 개선돼 실제 유물을 안정적으로 전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정희 선생이 임금으로 부터 받은 홍패와 김씨 가문 족보.
ⓒ <무한정보> 황동환
전시실에는 추사의 작품 세계와 학문적 깊이를 보여주는 다양한 유물이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추사 인장과 수정염주, 시의정 현판, 추사서첩, 난맹첩, 청련시경 등은 물론 추사체의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들도 눈에 띄었다. 특히 획 하나에도 긴장감과 절제가 담긴 추사체는 화려함보다 깊은 사유를 담아낸 예술이라는 점에서 보는 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형상을 실물 크기로 재현한 밀랍 인형.
ⓒ <무한정보> 황동환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은 대표 유물 중 하나가 '서증만랑(書贈曼郞)'이다. 군 관계자는 "추사 선생의 서체 특징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작품 가운데 하나"라고 소개했다. 또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 중인 '세한도'는 실제 작품 대신 영인본 형태로 전시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전시 구성에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예산과 추사'의 관계를 중심축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경기도 과천과 제주도에도 추사 관련 기관이 있지만, 예산군의 추사기념관은 추사 가문이 왜 예산에 자리 잡았고 어떤 삶의 흔적을 남겼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 전시 내용 역시 김정희가 예산을 정신적 고향처럼 여겼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유배에서 풀린 뒤 가장 먼저 예산을 찾았고, 제주도에서 보낸 편지에도 서울과 예산을 함께 떠올리는 표현을 남겼다.
 추사체를 직접 쓸 수 있는 2층 체험실.
ⓒ <무한정보> 황동환
2층 체험 공간은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현장 설명에 따르면 추사체 써보기 등을 포함해 10여 가지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특히 어린이들도 어렵지 않게 추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영상과 애니메이션 요소를 적극 활용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군 관계자는 "한문 유물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 미디어 요소를 많이 접목했다"며 "초등학생도 쉽게 볼 수 있는 기념관을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기념관 옥상 정원.
ⓒ <무한정보> 황동환
옥상정원에 오르자 천연기념물 '예산 용궁리 백송'이 한눈에 들어왔다. 추사 김정희가 청나라에서 가져온 묘목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백송은 200년 넘는 세월을 견디며 이 일대를 지켜오고 있다. 기념관에서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추사 묘와 고조부 묘까지 연결돼 있어, 단순한 전시 관람을 넘어 역사 탐방의 느낌도 전해진다.

한편, 추사창의마을 조성사업은 총사업비 176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사업이다. 대지면적 1만9259㎡ 규모로 조성됐으며,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계획과 연계한 지역 거점사업으로 추진됐다. 군은 앞으로 이 공간을 통해 추사의 학문과 예술 정신을 널리 알리고, 지역 관광 활성화까지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시범 운영 첫날 찾은 추사기념관은 아직 일부 보완 작업이 진행 중이었지만, 공간 곳곳에서 군의 새 문화거점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오래된 고택과 현대적 전시 공간, 그리고 백송과 산책길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면서 '추사의 길'을 새롭게 완성해 가는 모습이다. 정식 개관은 추사 선생의 탄신일에 맞춰 오는 7월 11일 예정돼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도 실립니다.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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