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원 깊은 애도"... 직장 내 괴롭힘 부실 대응 의혹엔 "경찰 조사 중이라 답변 곤란"
[심규상 대전충청 기자]
▲ 국립수산과학원 누리집. 국립수산과학원 측은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소식을 접한 모든 직원들이 깊은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다"고 본원의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누리집에서는 어디에서도 추모의 분위기를 느낄 수 없다.
ⓒ 국립수산과학원 누리집 갈무리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이 최근 발생한 국립수산과학원의 30대 연구원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사 과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유가족 지원에 최선을 다하라"고 공식 지시했다. 지난 15일 충남 금산 소재 국립수산과학원 중앙내수면연구소에서 기간제 일반연구원으로 근무하던 박아무개(34)씨가 숨진 채 발견된 지 나흘 만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19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소식을 접한 모든 직원들이 깊은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다"고 본원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오늘 아침 장관께서 대변인실을 통해 향후 경찰 수사 과정에서 해당 부서와 사건 관계자가 최대한 협조하고, 유가족 지원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하셨다"라며 "이에 따라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유가족 지원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건은 기관 측이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최초 인지한 후 적절한 조처를 취했는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의 '사망 사고가 있기 전 내수면연구소와 수산과학원 측에서 객관적 조사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를 묻자 "현재 경찰 조사 중인 사안이라 기관 차원이나 개인 입장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라고 답했다.
직장 내 괴롭힘 방치 호소한 고인...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사실 확인을 위한 객관적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또 피해자자에 대해 필요한 경우 근무 장소 변경, 배치 전환,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 조사 결과 괴롭힘 사실이 확인되면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한 징계나 근무 장소 변경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러나 고인이 남긴 유서의 내용을 보면 기관 측이 부실 대처를 했다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고인은 생전 직장 상사들로부터 상습적인 폭행과 갑질에 시달리다 이를 연구소 측에 알렸으나, 조직적인 방치와 2차 가해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고인은 유서에 "두 차례에 걸쳐 공식 보고하고 (행위자와의) 분리 조치를 강력히 요구했지만, 사무실만 달라졌을 뿐 달라진 건 단 하나도 없었다"며 "이후 상황이 오히려 최악으로 치달았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조치가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면서 도리어 업무 배제나 은근한 따돌림 같은 2차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우선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라며 "이후 수사 결과가 나오면 그때 결과를 바탕으로 본원 차원의 구체적인 대응과 조치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사건을 수사 중인 금산경찰서는 지난 18일 오후 유족 측을 상대로 고소인 조사를 마쳤으며, 고인이 남긴 유서와 메신저 대화록 등을 토대로 본격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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