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도 정치경험 없었는데... 청소년이라고 못 할까요"

토끼풀 2026. 5. 1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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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비례대표 정의당 서민준 후보... "탈학교·탈가정 청소년 대변하겠다"

[토끼풀]

운전면허가 아직 없어 매일같이 차로 한 시간이면 갈 거리를 대중교통으로 두 시간 반 걸려 다닌다. 경기도의회 비례대표 선거에 정의당 공천을 받아 출마한 서민준(19) 후보 이야기다. 선거권이 생기자마자 출마했다. 경기도 전체에서 최연소 후보다.

한편, 지금 그가 속한 정의당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의회 비례대표에서 10% 넘게 득표했을 때와는 다른 성적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민준 후보는 '투명인간'을 대변하기 위해 출마했다고 말한다. 그만큼 소외되는 청소년들을 대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돋보인다. 서민준 후보를 17일 서울 광화문에서 인터뷰했다.
 서민준 후보가 본인 기호인 '16'을 나타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문성호
- 출마 소감은.

"많은 무게감을 느낀다. 청소년 후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우리(청소년)가 살아가면서 느꼈던 이야기들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이 있다. 한편으로는 설레기도 한다."

- 선거권이 생기자마자 출마하게 됐다. 만 19세로 진정한 청소년 정치인인데, 사회의 시선은 어떤가.

"청소년 정치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유권자들은) 보통 두 가지 생각을 하시는 것 같다. 하나는 '정말 어린데 벌써 그 나이에 그걸 하네'라는 것, 또 하나는 '너무 어린 것 아닌가, 제대로 뭘 할 수 있겠어'라는 것. 사회 경험이 부족하고 아직 잘 모르는 것 아닌가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사람에 따라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청소년이라고 하더라도 얼마나 많은 활동을 해왔는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윤석열은 정치 경력이 거의 없이 대통령에 출마하지 않았나. 그런데 그때 대통령을 제대로 할 수 있겠냐라는 비판은 사실 잘 들리지 않았다. 청소년 후보에게만 비판이 날아오는 것은 한계라고 느낀다."

- 실질적인 한계는 없나.

"아직 운전면허가 없다. 경기도가 넓다 보니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기 힘들더라. 현재 정의당 지역구 후보자가 파주에 있는데, 대부분의 일정은 수원에 있는 상황이다. 대중교통으로 넉넉잡아 2시간 반이 걸린다. 차로 1시간이면 가는데. 그런 것이 한계점이지 않나 싶다."
 서민준 후보가 인터뷰하고 있다.
ⓒ 문성호
- 기호는 몇 번인가.

"16번이다."

- 원외정당이 되고 고정 기호도 잃었다. 소수 정당이라서 당선 가능성이 부족한 것은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의 목소리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정당은 정의당밖에 없었기 때문에 출마하게 됐다. 현재 경기도 전체에서 내가 최연소 후보자다.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정말 청소년의 의견을 내기 어렵고 청소년의 직접 정치를 이루기 어려운 현실이 너무나 자명하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내가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당에서도 청소년 후보가 나왔지만, 진짜 청소년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점도 든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청소년은 탈가정이나 탈학교 청소년 같은 소외되는 분들이다."

- 정의당에서 계속 활동했고, 또 활동할 입장으로서 현재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개인적인 생각인데, 현재의 위기는 정의당이 조국 사태나 성폭력 사건 등에서 일관되지 못한, 모순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다시 일관되고 선명성 있는 길을 되찾아야 한다고 본다.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들에게) 보여줬던 것처럼, 독자적 진보 정당, 사회적 소수자들을 이야기하는 노선을 일관성 있게 가져가는 것이 위기 극복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정의당 청소년위원장으로 2년 넘게 활동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지난 대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 임기 중 가장 큰 이슈이기도 했고, 당시 권영국 후보가 출마한 것 자체가 기존 양당이 외면한 목소리를 이야기하겠다는 것이었어서, 선거 과정에서 탈가정·탈학교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간담회나 정책 제안도 여러 차례 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외면해 온 '투명인간'들의 목소리를 잘 전하려고 시도했다는 점에서 청소년위원장으로서 활동이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서민준 후보가 인터뷰하고 있다.
ⓒ 문성호
- 고등학교를 이번에 졸업했는데. 학교와 정치 활동을 병행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힘든 면이 없지는 않았다. 기자회견 같은 것들은 다 평일 오전 11시나 오후 1시쯤 진행되지 않나. 학생 청소년으로서 도저히 갈 수가 없다. 그래서 온라인이나 주말에 대부분 활동을 했다. 청소년위원회는 회의 시간도 항상 고정돼 있다. 평일은 오후 10시 반. (웃음) 그래야 학원 갔다 온 분들이 참여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주말에 기자회견같은 활동을 해서 언론 보도가 나가면 선생님들이 신기하게 어디서 보시고 '민준아 너 여기 이번에 했더라'라는 식으로 말씀을 하신다. 그런 관심도 내향형 인간에게는 부담스럽다."

- '학교 다니면서 정치하면 공부는 언제 하냐'는 얘기가 나올 법한데. 그런 부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많이 들었던 말이다. 나도 시험 기간에 가장 공부할 시간이 없었던 때가 고등학교 3학년 1학기였다. 대선 때문에 중간고사 전날에도 당 대회가 열려서 참석해야 했을 정도다. 그런데 그때가 가장 성적이 높았다. 활동과는 관계없다고 생각한다."

- 출마를 결정했을 때 친구들이나 가족들의 반응은.

"다들 '그럴 줄 알았다'였다. (웃음)"
 서민준 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문성호
- 공약은 어떤 것을 냈나.

"인구 비례에 맞춰서 청소년 쉼터를 설치하자는 것이 대표적이다. 탈학교 청소년 지원센터도 내실화하겠다. 센터에 다니는 청소년들이 '학교를 나왔는데 또 학교를 다니는 것 같다'고 하더라. 아무리 학교를 나왔어도 센터 프로그램이 다 입시 위주로 짜여져 있다. 그런 측면이 굉장히 부족한 것 같다. 학교밖 청소년에게 더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성화고 청소년들같은 경우에도 학교의 취업 지원이 단순히 취업률을 올리는 것에만 치중돼 있어서, 특성화고 청소년들이 계속 위험한 작업 환경에 노출되고 사고가 반복되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학교가 취업처 관리를 세밀하게 해야 하고, 졸업 이후에도 노무 지원이나 법률 대응과 같은 관리를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는 정책도 공약으로 냈다."

- '학생인권조례 실질화' 공약이 눈에 띈다.

"일부 학교의 '배째라'식 운영이 문제다. 아직도 많은 학교의 학칙이 비민주적이고, 아직도 우회적으로 '0교시'를 하는 학교가 있다. 그래서 선언적인 학생인권조례를 실제 학교에 녹아들게 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 아동·청소년 병원비 100만 원 상한제 공약도 냈는데, 재원 문제는 없나.

"아동·청소년 병원비 100만 원 상한제는 1년에 병원비를 100만 원까지만 본인이 부담하고, 초과분에 대해서는 국가와 지자체가 함께 분담해서 지출하자는 것. 그 재원은 보험을 대체해서 나온다. 민간 어린이보험 등에 가계가 지출하는 비용이 1년에 4~5조 원 정도다. 그런데 그에 반해서 100만원 상한제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데는 1년에 3~4천억 원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민간 어린이보험 대비 경제적으로 효과적이고, 민간 보험사들이 이익 추구를 위해서 가입을 거부하는 일들도 방지할 수 있는 정책이다."

- 월경용품 무상 지원도 공약으로 냈는데. 이미 경기도에서 시행하는 정책 아닌가.

"이미 하고 있는데, 한 달에 1만 4천 원 정도다. 그런데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1만 4천 원을 누구 코에 붙이냐, 오버나이트 한 번 사면 돈이 바닥난다"고 한다. 이미 지원을 하고는 있지만 지원 금액이 턱없이 모자라고, 걱정 없이 월경을 보내기에는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직접적으로 월경용품을 보편 지원해야 한다는 공약을 냈다."

- 아동·청소년 무상교통도 공약했다.

"월경용품 지원과 비슷한 맥락이다. 경기도는 이미 청소년 교통비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1년에 24만 원, 분기별로 6만 원을 주는데, 내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집에서 학교까지가 3km 정도 떨어져 있었다. 버스를 타면 버스비가 한 달에 5만 원 가까이 나왔다. 3개월에 15만 원인데, 경기도에서는 6만 원이 지원 상한액이다. 실질적으로 청소년이 교통비를 많이 부담할 수밖에 없는 구조고, 대중교통의 이용 회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초점을 달리한 보편적인 무상교통 정책을 공약으로 만든 것이다."

- 정의당이 말하는 '무상'이 센세이셔널했을 때도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거대 정당이 의제화하면서 의미가 퇴색된 점이 있다. 그만큼 포퓰리즘이라는 비난도 이어지는데, 그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거대 정당을 과연 신뢰할 수 있나. 항상 하겠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했다. 아동·청소년 무상교통 정책도 추미애 후보가 들고 나왔는데, 그것도 이미 시행하는 청소년 교통비 지원에서 머물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있다. 그래서 그러한 정책을 정말 실현할 수 있는 것은 정의당이라고 생각한다.

무상이라는 단어가 포퓰리즘이라고 느껴질 수 있어도, 세계 대부분 국가들, 특히 선진국들이 시행하는 정책들이다. 포퓰리즘의 관점이 아니라 복지나 사회권의 측면에서 바라보면,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

- 경기도는 현재도 보수 교육감이 자리하고 있고, 재선이 될 확률도 있어 보인다. 교육 정책에 있어서는 어떤 목소리를 낼 계획인가.

"임태희 교육감이 당선되자마자 바로 9시 등교제가 사라졌다. 아직도 대부분 학교들은 학교장 재량으로 시행하고는 있지만, 일단 그것부터 복구하기 위한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을까. 입시 경쟁 과열같은 것들도 여러 사회 문제의 결과로 나온 것. 근본적으로 노동소득만으로 살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지 않나. 무언가 도전하고 싶은 게 있어도, 그것을 시도했다가 미래에 제대로 삶을 영위하지 못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사회가 안전하고 보장된 길으로 청소년들을 계속 밀어넣는 것 같다. 근본적으로 노동 소득만으로도 삶을 영위할 수 있고, 자기 자신을 부양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지금의 교육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 청소년 후보로 나왔지만 청소년들에게 표를 받지 못한다. 청소년의 정책 참여를 늘리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보나.

"당연히 선거권 연령을 낮춰야 한다. 지방선거는 외국인도 3년 이상 거주하면 투표가 가능할 만큼 삶에 굉장히 밀접한 선거인데, 청소년이 투표하지 못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청소년 참여 기구들도 확대하고 싶다. 청소년의회나 청소년 참여위원회같은 기구들이 현재 다 행정부 산하에 있다. 아무리 청소년들이 모여 이야기해도, 행정적인 측면에서 행정 부서에 전달되고, 다시 의회로 전달되어 심의를 받아야 하는 경향이 있다. 이름이 청소년의회라면 정책 결정 기구에 더 가까워야 하지 않나. 경기도청 산하 청소년의회를 경기도의회 산하로 옮기겠다."

- 현재 거대 양당이 의석을 나눠 가지고 있는 지방의회 구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보통 소수정당들에 사표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다. 현재의 선거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 일본에서는 기초의회 선거구를 통짜로 뽑는다. 지자체 전체를 하나의 선거구로 하고, 의원 정수만큼 당선이 되도록 하는 것. 정말 대선거구제다. 그러한 제도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 청소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금의 청소년들은 정치와 사회에 무관심하다는 이미지로 대표되는 것 같다. 나는 그 원인이 청소년들에게 정치적인 효능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치가 자기 자신과 얼마나 밀접한 것인지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부족했다. 이번에는 정말 우리 이야기, 우리가 현재 직면한 삶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후보가 있고, 그것들을 해낼 경험이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토끼풀에도 실립니다.토끼풀은 서울 청소년들이 만드는 독립언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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