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었죠" 스벅 충성 고객 등 돌리게 한 '518 탱크데이'

김보성 2026. 5. 19.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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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만 회원 네이버 카페에 '비판 댓글' 쇄도... "초등학생이 사과문 더 잘 쓸 것"

[김보성 기자]

 '518 탱크데이', ‘책상에 탁!' 논란 이후 스타벅스 관련 네이버카페(회원 12만여 명)에 올라온 댓글들.
ⓒ 네이버 카페
"선을.. 쎄게 넘었죠... 탱크데이라니."
"담당자가 일베인가요? 소름 돋아요."
"미쳤나 봐요. 버디패스 해지했어요."

5.18 광주민주화운동 46주년인 18일, 스타벅스 코리아(SCK컴퍼니, 아래 스타벅스)가 의도를 의심받는 대형 사고를 치자 자칭 '스벅 마니아'들이 포진된 한 네이버카페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스타벅스가 자체 텀블러 브랜드 기획전을 홍보하면서 '탱크데이 518', '책상에 탁!'이란 문구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정치 사안과 거리 먼 네이버카페에도 연거푸 비판 글

파장 속 뒤늦게 수습에 나선 스타벅스가 '탱크텀블러데이', '작업 중 딱~'으로 급히 내용을 수정했지만, 후폭풍을 막진 못했다. 결국 이 광고는 스타벅스 누리집과 앱에서 아예 사라졌다. 그러나 비판 흔적은 박제처럼 곳곳에 남았다. 소셜미디어마다 비난이 쏟아졌고, 이른바 '스벅 충성 고객'만 모인다는 네이버카페까지 여파를 받았다.

12만 명 규모인 이 네이버카페는 커피 관련된 정보나 일상 글이 아니면 정치적 사안은 다뤄지지 않는 곳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이례적이었다. 5.18 46주년이라는 역사적인 날에 스타벅스가 직접 벌인 일이어서 "이번엔 쉴드(방어) 쳐주기 어렵다"는 등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회원인 '세***'는 "알고는 더 못 먹겠다. 이래도 사람들이 사 먹을 거 아니까 조롱하는 것"이라며 작심한 듯 쓴소리를 날렸다. 또 다른 회원 '별***'는 "승인하고 올리면서 아무도 고치려고 하지 않았다는 게 제일 소름"이라며 스타벅스에 실망감을 표출했다.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를 꼬집는 뼈있는 발언이다.

수정 끝에 내 건 사과문도 문제가 됐다. 애초 스타벅스는 '대고객 사과문'이라는 제목으로 배너를 달았다가 '대고객'은 왜 넣었느냐란 지적에 '사과문'으로 글자를 또 줄였다. 반면 그 내용은 매우 부실해 추가 논란이 일었다. 이를 두고 '집***'는 "초등학생한테 사과문 쓰라고 해도 저것보단 잘 적겠다"라며 "아직도 뭘 잘못한 줄 모르는 것 같다"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스타벅스 코리아가 누리집에 올린 '탱크데이 518' 논란 관련 사과문. 한차례 수정을 거쳐 고친 내용이다.
ⓒ 스타벅스 코리아
스타벅스의 멤버십 개념인 버디패스를 해지하거나 탈회, '스벅 카드'를 환불했단 행동파도 있었다. 그동안 하루 두 번 정도 스타벅스를 이용했다는 '퓨***'는 "고객인 게 너무 부끄럽고 제 자신이 싫어진다"라며 공개적으로 탈퇴 의사를 밝혔다. 버디패스 해지 갈무리 사진까지 첨부한 '희***'는 "큰 결심을 하게 만든다"라고 이번 사태를 비꼬았다.

오프라인에서도 분노하는 스타벅스 고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부산 연제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 인근에 있던 김아무개(37)씨는 앱에 뜬 사과문을 확인하고 발걸음을 돌리는 길이었다. 사이렌오더(스타벅스 온라인 주문시스템)를 닫은 김씨는 "이건 좀 아니지 않느냐"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아메리카노를 들고 가던 박아무개(42)씨는 늦게 소식을 접했다면서 "이 사안을 알았다면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둘러본 인근의 스타벅스 매장 모두가 '탱크데이' 논란에 휩싸인 건 아니었다. 커피 주문 고객이 이어지자, 검은 앞치마의 파트너들은 쉴 틈 없이 일하기에 바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객은 "잘 알지 못한다"며 사건이 무엇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다른 30대 고객은 "너무 억지"라고 스타벅스 측을 되레 옹호했다.

하지만, 신세계 정용진 회장과 스타벅스 코리아는 사안이 가볍지 않다고 보고 손정현 대표의 해임을 결정한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공개 비판을 제기하는 등 사태는 온라인을 넘어 일파만파 확산했다. 신세계 측은 "정 회장이 사고가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기념일에 일어난 것에 대해 격노했다"라며 "그룹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징계를 주문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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