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달러’ 아닌데 환율 1500원… 한국 경제 ‘복합 불안’ 커졌다

박세환 2026. 5. 19.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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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리스크에 유가 급등세
외국인 증시 이탈로 원화 가치↓
‘물가·환율 방어’ 부담 커진 한은


원·달러 환율이 한 달 만에 1500원대에 들어서며 고점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에 따른 유가 상승과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국내 주식 매도세가 겹친 영향이다. 달러인덱스가 99선에 머무는 등 ‘초강달러’ 국면으로 보기는 어려운데도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환율과 물가 안정을 둘러싼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5원 내린 1500.3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지난 15일 1500.8원에 마감한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기록했다. 환율이 주간 종가 기준 1500원을 넘긴 것은 지난달 7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달러화 강세 영향이 크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5일 99.28까지 올랐고, 18일에도 장중 99선 초반에서 움직였다. 미국 물가 불안과 장기금리 상승이 겹치며 달러 선호가 커졌다.

최근 환율 오름세를 달러 강세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달러인덱스는 지난 1월 말 96선대까지 내려갔다가 중동 리스크가 커졌던 3월 중순 100선을 넘겼다. 현재 99선도 높은 수준이지만 3월과 같은 ‘초강달러’ 국면은 아니다. 그럼에도 환율이 다시 1500원대로 올라선 것은 원화에 별도의 약세 압력이 더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유가 상승이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중동 리스크가 커지며 국제유가가 뛰자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부각됐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도 약해졌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유지하면 원·달러 환율도 1500원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증시 수급도 환율을 밀어 올렸다. 외국인은 지난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6000억원 넘게 순매도했고, 18일에도 ‘팔자’를 이어갔다. 국내 주식 매도 자금이 달러로 환전되면서 외환시장 수급 부담도 커졌다.

환율 불안은 한은의 통화정책 부담을 키우고 있다. 원화 약세가 장기화할수록 수입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외국인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도 증폭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10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하며 중동전쟁에 따른 물가 상방 압력과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를 근거로 들었다. 국제결제은행(BIS)도 최근 보고서에서 “외환시장이 얕은 나라일수록 미국 통화정책 충격에 대응해 환율 변동을 억제하려는 정책 압력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결국 경기 부담에도 한은이 환율과 물가 안정을 위해 올 하반기 금리 인상을 더 강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됐다. 다만 금리 인상 기대가 환율을 곧바로 안정시키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문 연구원은 “한은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더라도 국고채 금리가 이를 어느 정도 반영해 올라 있는 만큼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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