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최대 공격 퍼부은 우크라이나, 격렬해진 러-우 전쟁

정주진 2026. 5. 1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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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외면으로 종전 불확실성 커져, 유럽연합은 러시아와 직접 대화 고민 중

[정주진 기자]

 키이우 아파트 붕괴 현장 지휘하는 젤렌스키 대통령
ⓒ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500대 이상의 드론 공격을 가했다고 17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국영 통신사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토요일 밤에서 일요일로 이어진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모스크바 동북부의 민간 주택이 타격을 받아 여성 1명이, 그리고 건축 중인 주택에 드론 잔해가 떨어져 두 명이 사망했다. 부상자는 정유시설 건설 노동자 등 총 12명이었다.

타스 통신은 이번 공격이 지난 일 년 동안 있었던 우크라이나의 공격 중 최대 규모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공격은 지난 13, 14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대규모 공격과 인명 피해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뤄졌다.

앞서 13, 14일 사이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에 대규모 공격을 퍼부었다. 14일 아침 블로드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을 통해 "수요일(13일) 자정부터 러시아가 우리 도시와 공동체에 1,560대 이상의 드론 공격을 가했다"면서 "이는 종전에 가까워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행동이라 볼 수 없다"고 러시아를 비난했다.

CNN은 러시아가 이틀 동안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의 공격을 가했고 드론과 함께 56발의 미사일 공격 또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는 수요일 내내 11시간 동안 공습경보가 계속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 공격이 주로 주택, 아파트, 민간 시설 등에 이뤄졌고 이로 인해 3명의 소녀를 포함해 2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15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공격을 받은 아파트를 방문해 희생자들을 추모한 후 군사 및 정보 관련 관료들을 만나 보복 공격을 논의했다. 그는 이 회의에서 "우크라이나는 우리 국민의 목숨을 앗아간 공격자들을 반드시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우 전쟁에 대한 관심 정체 상태

젤렌스키 대통령은 15일 밤 영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보복 공격을 승인했고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17일 러시아 공격 또한 보복 공격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을 통해 "우리의 도시와 공동체에 대한 러시아 공격에 대응한 이번 공격은 완전히 정당하다"며 이번 공격이 보복 공격임을 숨기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안보국은 자국 군이 모스크바 지역과 원유 생산과 정제 시설 등을 겨냥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종전 논의가 중단된 가운데 최근 양국의 상호 공격은 격렬해지고 있다. 양국은 올해 1월 말부터 2월 중순까지 세 차례 종전 협상을 가졌지만 아무런 진전을 이뤄내지 못했다. 종전 협상을 중재했던 미국이 이란 전쟁을 시작한 이후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자체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양국 모두 종전을 원하고 있지만 언제, 어떤 조건으로 종전 합의를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우크라이나에게 가장 곤혹스러운 점은 이란 전쟁에 전념하고 있는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종전 협상 중재에 거의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으로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긴 했지만 현재로선 실질적으로 종전 협상을 지원할 다른 어느 국가와 정치인도 없기 때문이다.

미국-이란 간 전쟁이 길어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정체상태인 가운데 유럽연합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지만 정치적, 경제적 부담 때문에 종전 필요를 절실히 느끼고 있다. 때문에 유럽연합은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기운 종전 조건을 우크라이나에 압박하는 데는 불만을 제기했지만 종전 협상 자체는 지지했었다. 그런데 이란 전쟁으로 종전 협상 자체가 중단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연합은 러시아와 직접 대화를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회원국들 사이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5월 11일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됐지만 별 성과 없이 끝났다.

유럽연합의 참여 원하는 우크라이나

이와 관련해 <유로뉴스>는 회원국들 사이 전략과 방법에 대한 이견이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일부 국가들은 러시아가 평화 회담에 진정성을 보이도록 압력을 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보도에 따르면 일부 국가들은 러시아와 무엇을 논의하고 러시아에 무엇을 요구할 것인지, 그리고 러시아의 요구에 합의할 것인지 등과 관련해 유럽연합의 전략, 의제, 목표가 분명치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만 유럽연합은 러시아와 직접 대화를 할 경우 유럽연합 특사는 스스로 정해야 한다는 점에는 합의했고 러시아가 제안한 유럽연합 협상 대표에 대한 거부는 분명히 했다. <유로뉴스>는 9일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에너지기업과 일한 경험이 있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를 유럽연합 대표 협상자로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1일 슈뢰더 전 독일 총리를 유럽연합 대표 협상자로 임명할 가능성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유럽연합의 적극적인 참여는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5월 4일 아르메니아에서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확대를 요청하면서 동시에 유럽연합의 러시아와의 대화 참여를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실행 가능한 외교 체제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면서 "유럽이 러시아와의 모든 회담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종전 협상에서 러시아에 기울어 있는 미국의 입장에 맞서기 위해 유럽의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우리는 미국과 접촉하고 있고 미국의 견해와 입장을 이해한다. 그러나 러시아와의 회담에서 유럽의 공통된 목소리를 발전시킨다면 좋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가 종전 협상에서 미국의 압력을 완화하고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종전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유럽연합의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갈수록 격렬해지는 상호 공격

유럽연합과 우크라이나 모두 종전을 원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종전 협상을 중재해 온 미국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란 전쟁으로 정치적 곤란에 처해있는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압박도 가할 수 없는 상황이고, 이란 전쟁으로 미국과의 관계에 잡음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유럽연합이 러시아와 직접 접촉하면서 새로운 종전 협상을 시도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유럽연합이 미국이 해온 역할을 대신하려고 시도한다면 미국을 자극해 종전 협상을 어려움에 빠뜨릴 수 있고 이는 우크라이나도 원하지 않는 일이다.

11일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유럽연합이 향후 과정에서 미국의 종전 회담에 대한 "대안(alternative)"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보충적인(complementary)" 역할을 수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현재로서 한 가지 분명한 건 미국-이란 간 전쟁의 종전이 이뤄지지 않는 한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은 종전 협상도 없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는 양국의 상호 공격으로 민간인과 민간 시설 피해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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