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해운대 북적… 온난화가 ‘사계절 해수욕장’ 불렀다[르포]
“모래놀이 할 생각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는데, 무더위 탓에 계획에 없던 해수욕을 하게 됐습니다.” 지난 15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초등학생 자녀 2명을 데려 나온 김민희(41)씨는 “작년보다 시기적으로 더 일찍 무더위가 시작되는 듯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낮 최고기온이 24도까지 오른 이 날 해운대에는 김씨 가족 이외에도 해수욕을 즐기는 방문객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았다. 맨발걷기를 하는 주민이나 선탠을 하는 외국인은 물론, 이날부터 시작된 해운대모래축제에 맞춰 모래 조형물을 구경 하러 온 방문객이 몰리며 해변 분위기는 해수욕장 개장철을방불케 했다.
“해수욕장, ‘여름 관광지’ 벗어났다” 연구도
이처럼 여름이 아닌 계절에도 해수욕장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경향은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이달 발표한 ‘빅데이터로 본 주요 해수욕장 이용행태 변화와 정책 과제’ 동향분석에서 2024년 해운대해수욕장의 월별 방문객과 체류 시간, 소비패턴 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가장 성수기인 8월 일평균 방문객은 2만6732명에 달했으나, 나머지 11개월 평균도 2만299명으로 큰 격차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류 시간과 소비 패턴에서도 계절 간 차이는 크지 않았다. 1인당 체류 시간은 해수욕장 개장기 3.86시간, 비개장기 3.71시간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1인당 소비금액 역시 개장기 5만3059원, 비개장기 5만2897원으로 거의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KMI는 이런 변화의 원인으로 우선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을 꼽았다. 해수욕장에서 야외 활동을 할 수 있는 기간 자체가 과거보다 더 길어져 여름 이외 기간에도 인파가 몰릴 여건이 갖춰졌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해수욕장 이용 방식이 물놀이 중심에서 벗어나 해변 서핑을 포함한 해변 산책, 해양치유 등 물에 직접 들어가지 않는 친수형 여가활동으로 확대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또한 카페와 식음료, 경관 감상 등 다양한 활동이 결합하면서 해수욕장이 단순 피서지가 아닌 일상형 여가 공간으로 전환된 것도 주요 요인으로 분석했다.
축제 등 특정 이벤트 때는 개장 기간보다 더 많은 방문객이 몰리기도 했다. 해운대구 집계를 보면 해운대해수욕장의 경우 지난해 개장 기간(6월 21일~9월 14일) 999만4000명이 방문했다. 일평균 11만6209명이다. 그해 5월 모래축제 때는 4일간 93만3536명이 방문해 일평균 기준 23만3384명이 해운대해수욕장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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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3대 해수욕장서 같은 경향
KMI 연구 결과 이런 흐름은 ‘전국 3대 해수욕장’으로 꼽히는 강원 경포해수욕장, 충남 대천해수욕장에서도 공통으로 확인됐다. 경포ㆍ대천 역시 8월에 일평균 방문객 수가 정점(경포 1만5766명ㆍ대천 1만1067명)을 찍었지만 나머지 11개월 평균도 ▶경포 9188명 ▶대천 7091명으로 8월 대비 60% 수준 방문객이 꾸준히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MI 최일선 부연구위원 등 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개장 기간 방문객 수에 초점을 맞추는 기존 정책에서 벗어나 어떤 계절에든 방문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주변 상권 등 지역 경제와 연계한 방향으로 운영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부산=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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