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어둠의 알바’ 공포…살인한 10대, 지시한 20대 모두 알바

일본 도치기현에서 벌어진 60대 여성 살인사건이 일본 사회를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실행범으로 붙잡힌 용의자들이 10대인 데다, 추가로 체포된 지시자가 드러나면서 ‘도쿠류(匿流, 익명의 유동형 범죄)’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도치기현 경찰에 따르면 14일 오후 도치기현 가미노카와마치(上三川町)에서 자택에 홀로 있던 도미야마 에이코(富山英子·69)씨가 침입한 남성들에게 살해됐다. 범인들은 도미야마를 습격한 뒤, 집에 돌아온 40대 장남과 30대 차남도 잇따라 공격했다.
경찰이 다음날 강도살인 혐의로 체포한 용의자들은 가나가와현에 사는 16세 고교생 4명. 도치기현에서 100㎞ 넘게 떨어진 곳이다. 경찰은 이들이 서로 일부만 아는 사이인데다, 피해자와 원한이나 면식 등 직접적 연결고리가 없었던 점에 주목해 ‘윗선’을 추적했다
이후 17일 요코하마에 거주하는 20대 무직 부부, 다케마에 카이토(竹前海斗·28)·미유(竹前美結·25) 용의자가 체포됐다. 남편은 하네다공항에서 출국을 시도하다 붙잡혔고, 아내는 생후 7개월 된 딸과 함께 가나가와현 내 호텔에 있다가 검거됐다.

아사히TV에 따르면 부부가 사는 자택 인근 도로에 흰색 고급 외제차가 사건 사흘 전부터 세워져 있었는데, 이 차량이 10대 용의자들이 사용한 압수 차량과 유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다.
경찰은 부부가 소년들과 별도 경로로 도치기현에 들어가 범행 현장 인근에서 지시를 내렸으며, 이들 위에 또 다른 상위 지시자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 중이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사건을 ‘도쿠류’ 또는 ‘야미바이토(闇バイト·어둠의 아르바이트)’라고 통칭되는 신종 범죄의 전형으로 보고 있다.
유사 사건은 최근 일본에서 여러 차례 일어났다.
2024년 8~11월 도쿄·사이타마·지바·가나가와 등에서 강도 사건이 18건 연쇄 발생했는데, 경찰 수사 결과 모두 야미바이토였다. 지시자 4명은 2025년 12월에야 체포됐는데,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손가락을 부러뜨려라”는 구체적 지시까지 내렸던 것이 재판 과정에서 밝혀졌다.
2023년 1월 도쿄도 고마에시에서 일어난 ‘ルフィ(루피) 광역강도 사건’ 역시 90세 여성이 살해됐는데, 범인들은 텔레그램으로 지시를 받고 택배기사로 위장해 침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같은 해 5월에는 도쿄 긴자의 고급시계점에 10대 소년 4명이 대낮에 범행을 시도하기도 했다.
야미바이토는 SNS로 ‘고수익 알바’를 내세워 실행자를 모집하고, 지시자는 텔레그램 같은 비실명 앱 뒤에 숨어 역할 분담과 폭행 수위까지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구조다. 주로 돈이 궁한 청소년, 20대 초반 청년들을 끌어들인 뒤, 범행이 끝나면 흩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미성년자가 강도·살인 등 흉악 범죄 등에 소모품처럼 이용되고 있지만, 예방 조치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 일본 사회의 고민이다.
도쿄=유성운 특파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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