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 찾는 안동 들뜬 분위기…하회마을도 채비 분주[르포]

지난 17일 경북 안동시 일직면 남안동나들목(IC)을 통과해 안동 시내로 들어가는 길목 곳곳에 전에 보이지 않던 현수막들이 눈에 띄었다. ‘일본 다카이치 총리님 안동 방문을 환영합니다’ ‘한·일 정상회담 안동 개최를 축하합니다’ 등 내용이 적힌 현수막이었다.
다양한 지역 시민단체 명의로 내걸린 이들 현수막은 19일 안동에서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안동 방문을 반기는 내용이었다. 도로를 따라 안동 시내로 들어서자 시내 주요 교차로마다 같은 내용의 현수막들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에서 세 번째 정상회담을 한다. 지난 1월 일본 나라(奈良)현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4개월 만이다.


방문단 등이 머무르게 될 안동시 성곡동 대형 호텔 근처에서는 경찰 버스와 승합차, 순찰차 등 차량 수십 대가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경북경찰청과 안동경찰서를 비롯한 6개 경찰서는 18일 오전을 기해 ‘갑호 비상’을 발령했다. ‘갑호 비상’은 소속 경찰 전원에게 비상근무를 명령하는 가장 높은 단계의 비상령이다.
회담과 각종 행사가 이뤄질 장소인 안동 하회마을 인근으로 가까워질수록 한·일 정상회담 막바지 채비가 더욱 분주해지는 분위기였다. 하회마을 안에서는 경호·행사 관계자들이 동선을 점검하거나 시설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다. 부용대 아래 낙동강변에서는 19일 저녁 시간대 진행될 선유줄불놀이 행사 준비로 펜스가 쳐진 모습이었다.

안동시 옥동에 거주하는 곽수정(40)씨는 “안동 시내 곳곳에 현수막이 걸리며 한·일 정상회담을 앞둔 분위기가 물씬 느껴져 모두 들뜬 상태”라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의 미(美)가 살아있는 안동이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동이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오랜만이다.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2005년 ‘아버지 부시’인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2009년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안동을 방문해 하회별신굿탈놀이를 관람하고 병산서원을 방문했었다. 하지만 두 정상이 함께 안동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19일 대구공항에 도착해 김진아 외교부 2차관과 이혁 주일 한국대사 등의 영접을 받는다. 이후 안동의 한옥 호텔에 마련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해 소인수 회담과 확대 회담을 거쳐 공동 언론발표를 진행한다. 이 대통령은 호텔 입구에서 직접 다카이치 총리를 맞이할 예정이다.

회담 후 만찬에서 안동 지역 종가의 고조리서이자 보물 2134호인 ‘수운잡방(需雲雜方)’에 나오는 요리를 접목한 안동찜닭 등의 퓨전 한식이 제공된다. 만찬주로는 안동 전통주인 태사주·안동소주와 함께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의 사케를 함께 올릴 예정이다.
만찬 후 정상은 재일 한국계 피아니스트 양방언씨의 피아노 연주와 피아노·바이올린·첼로 삼중주 공연을 함께 감상한 뒤 하회마을 나루터로 이동해 전통문화 ‘선유줄불놀이’를 함께 관람한다. 선유줄불놀이는 매년 음력 7월 안동 하회마을 선비들이 부용대 앞 낙동강에 배를 띄워 시를 지으며 풍류를 즐기던 놀이다. 이어 창작 판소리 ‘흩어지는 불꽃처럼’ 공연도 즐긴다.

경북도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이어 안동이 또 한 번 국제 외교무대의 중심지로 주목받게 됨에 따라, 경북의 국제적 위상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한층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명석 경북지사 권한대행은 “안동의 하회마을, 병산서원 등 문화유산과 관광자원은 물론 경북의 우수한 산업기반을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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