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 원 더 내셔야 합니다" 핸드폰 사러 간 아버지가 그냥 오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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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음 날, 아버지는 휴대폰 가게로 가셨다.
하지만 아버지를 멈춰 세운 건 직원의 짧은 한 마디였다.
그 말을 들은 아버지는 결국 휴대폰을 사지 못한 채 돌아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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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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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ahulhimkar on Unsplash |
"10만 원짜리 휴대폰도 있다던데, 내일까지 하나만 사줘."
요즘 세상에 10만 원짜리 휴대폰이 있을까. 이런 내 생각이 짧았을 수도 있다. 다다음 날, 아버지는 휴대폰 가게로 가셨다. 어떻게든 새 휴대폰을 마련해 보려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아버지를 멈춰 세운 건 직원의 짧은 한 마디였다.
"요금이 두 달 정도 밀리셔서요… 40만 원 정도 더 필요합니다."
그 말을 들은 아버지는 결국 휴대폰을 사지 못한 채 돌아오셨다. 집에 들어오신 아버지의 표정은 어두웠다. 처음에는 어머니께 혼날까 봐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그보다 더 큰 무언가를 두려워하고 계신 것 같았다. 가족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미안함 같은 것 말이다.
잠시 뒤 어머니가 집에 돌아오셨다.
"휴대폰 샀어?"
아버지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셨다. 그 순간 어머니의 표정이 무너졌다.
"자동차 할부 전화도 받아야 하고, 휴대폰 없으면 아무것도 안 되는데..."
어머니가 들어간 방 안에서는 흐느끼는 소리만 계속 들려왔다. 아버지는 끝까지 입을 열지 못하셨다. 그저 가만히 앉아 계셨다. 아버지도 침묵 속으로 들어가시는 기분이 들었다.
그날 어머니는 돈을 빌려보려고도 하셨다. 하지만 휴대폰이 없었다. 연락할 번호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았다. 평소에는 당연하게 쓰던 작은 기계 하나가 사라졌을 뿐인데, 세상과 연결된 길까지 함께 끊겨버린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더 답답했다. 중학교 3학년인 나는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부모님이 힘들어 하시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면서도, 그저 가만히 지켜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그까짓 휴대폰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날 내가 본 건 단순히 망가진 휴대폰이 아니었다. 가난 앞에서 무너지는 부모님의 마음이었다. 어머니는 방 안에서 울고 계셨고, 아버지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다. 나는 그 사이에 가만히 서 있었다. 내가 할 수 있었던 건 무엇이었을까. 나는 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졌다.
그날 나는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나는 왜 이런 환경인지, 부모님은 왜 계속 싸우시는지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상담도 해보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다. 절망보다는 희망을 더 느꼈다.
언젠가는 부모님이 돈 때문에 슬퍼하지 않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 역시 지금의 이 절망 속에서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가족을 지켜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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