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PO도 ‘마가’…엔비디아 대항마에 8조원 몰렸다 [GMC]

정용환 2026. 5. 18.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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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미국 IPO 시장 최대어로 꼽힌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세레브라스 시스템스 주가는 상장 첫날인 14일 공모가 대비 89% 급등했습니다. 장중 350달러까지 치솟은 뒤 311.07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시가총액은 약 950억 달러(약 140조원)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상장 이틀째인 15일에는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약 10% 하락했습니다.

세레브라스는 상장 열흘 전만 해도 공모가 희망 밴드를 주당 115~125달러로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투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리자 희망 밴드를 150~160달러로 올렸고, 공모 주식 수도 확대했습니다. 그럼에도 최종 공모가는 이보다 훨씬 높은 185달러로 결정됐습니다.

세레브라스는 당초 32억4200만 달러(약 4조80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최종적으로는 55억5000만 달러(약 8조원)를 끌어모았습니다. 앤드류 펠드먼 최고경영자(CEO)는 개장 직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이보다 더 뿌듯할 순 없다”며 “기관 및 소매 투자자에게서 25배 넘는 수요가 몰렸다”고 말했습니다.

AI IPO 광풍
세레브라스의 IPO 열기는 연내 미국 시장에서 여러 번 재현될 가능성이 큽니다. 글로벌 리서치 회사 모닝스타가 “세레브라스는 올해 하반기 AI 기업들의 잇따른 IPO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실제 올해 미국 IPO 시장에는 초대형 AI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스페이스X는 이미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고,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 역시 IPO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딜로이트는 “올해 IPO 자금 조달 규모는 1420억 달러를 넘어 미국 IPO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수도 있다”고 전망합니다.

세레브라스의 IPO는 최근 월가에서 강해지고 있는 ‘AI 확산 베팅’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엔비디아 한 종목에 집중됐던 투자 자금이 이제는 AI 반도체·클라우드·전력·인프라 기업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세레브라스 역시 글로벌머니클럽(GMC)의 ‘IPO 언박싱’ 시리즈가 일찌감치 주목한 기업이었습니다. GMC는 세레브라스의 기술력은 높게 평가하면서도 고객 집중도와 공급망 리스크 등을 이유로 총평 ‘별 네 개’를 부여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의 86%가 아랍에미리트(UAE)의 두 고객에 집중돼 있고, 공급망 역시 TSMC 한 곳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 향후 막대한 자본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주요 리스크로 지목했습니다.

돈은 인프라로
최근 IPO 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AI 인프라’ 기업들의 약진입니다. 단순 소프트웨어보다 전력·반도체·에너지·국방·우주 같은 실물 인프라 기업들에 돈이 몰리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 달간 IPO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최근 시장에서는 전력·소재·국방·우주·반도체처럼 시대적 테마와 맞물린 기업들이 특히 강한 관심을 받는 모습이 뚜렷했습니다. 이들 상당수는 ‘미국 우선주의’라는 메가 트렌드와도 연결돼 있습니다.

베트남·스페인 등에서 확보한 텅스텐·몰리브덴으로 무기 체계 부품을 만드는 엘멧 그룹과 미국·브라질 희토류 탐사 기업 레어 어스 아메리카는 모두 “중국 중심 핵심 광물 공급망에서 벗어나겠다”는 목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세레브라스 역시 월가에서는 “엔비디아에 맞설 수 있으면서도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유일한 대규모 대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현시대를 관통하는 테마가 ‘AI 인프라’라는 사실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셰일 석유·가스 채굴에 쓰이던 수평 굴착·수압 파쇄 기술을 지열 발전에 적용한 퍼보 에너지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성장 동력으로 내세우며 상장에 성공했습니다. 미국 에너지 산업의 심장부인 퍼미안 분지에 대규모 토지를 보유한 이글록 랜드는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유치를 핵심 성장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소형원자로(SMR) 기업 엑스에너지 역시 AI발 전력 수요 확대를 핵심 투자 논리로 내세웁니다.

김영옥 기자

우주까지 번진 열기
땅 위를 달구는 주제가 AI 인프라라면, 미래를 보는 기업들의 시선은 이제 우주로 향하고 있습니다. 확실한 건 우주가 이제 공상 과학이 아닌 현실 사업의 무대로 바뀌었다는 점이지요.

무선주파수(RF) 정보 분석 기업 호크아이360은 진작 저궤도 위성 30여기를 운영 중입니다. 자체 위성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독자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판매하는 구조 덕분에 높은 확장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올여름 IPO 시장 최대 이벤트는 스페이스X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IPO·AI·우주라는 월가의 핵심 키워드가 모두 모여 있기 때문입니다. CNBC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이번 주 초 투자설명서를 공개했으며, 다음 달 8일 투자자 대상 공식 로드쇼에 나설 예정입니다.

스페이스X는 지난 2월 약 1조2500억 달러(약 1880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상장을 통해 최대 750억 달러(약 112조원)를 조달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오픈AI·앤트로픽 같은 초대형 AI 기업 외에도 인스파이어브랜즈, 양자컴퓨팅 기업 퀀티넘, 우주·방산 엔지니어링 기업 어플라이드 에어로스페이스&디펜스 등 다양한 기업들이 현재 공개시장 진입을 준비 중입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RBC캐피털마켓츠의 기관투자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익성보다 성장성에 초점을 맞춰 투자하겠다는 응답 비율은 2024년 말 28%에서 올해 말 60% 수준까지 급증했습니다. RBC캐피털마켓츠는 “투자자 심리가 2026년 대규모 IPO 시장의 핵심 성공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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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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