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와 도약하자”“반도체단지 배제”…경기지사 3파전 민심은 [경기도 르포]

김나한 2026. 5. 18.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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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사 선거 구도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독주 체제다. 이를 굳히려는 추 후보와 균열을 내려는 양향자(국민의힘)·조응천(개혁신당) 후보의 17일 동선과 메시지에선 성격 차가 뚜렷했다.

추 후보는 오후 수원 팔달구 마라톤빌딩 캠프에서 열린 ‘추추(추진력은 추미애) 선대위’ 출범식에서 “이번 선거는 단순히 도지사를 뽑는 선거가 아니라 경기도의 미래를 선택하는 선거”라며 “경기도를 가장 잘 아는 대통령과 함께할 수 있는 지금이야말로 경기도가 크게 도약할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출범식에는 김승원 경기도당위원장인을 비롯해 경기 지역 30여명 의원이 참석했다. 추 후보는 전날에도 당내 의왕·수원·광명시장 후보의 선대본부 발대식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차례로 찾았다.

반면 같은 날 양 후보와 조 후보는 발로는 바닥을 훑으며 말로는 정부·여당을 때렸다. 양 후보는 이날 오전 7시 수원 원천침례교회 예배 참석 직후 의정부 광명교회와 안산 연등행사를 차례로 찾았다. 그 와중 정부 반도체 특별법 시행령안을 겨냥해 “반도체클러스터 지정 요건에서 경기도 등 수도권을 사실상 원천 배제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조 후보는 김포 북변시장에서 고양 화정역 일원, 고양일산동구 주민간담회, 일산 호수공원 등을 잰걸음으로 훑었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지난 4~5일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경기도민 802명을 대상으로 ARS 조사한 경기지사 지지도는 추미애 50.8%, 양향자 31.5%, 조응천 6.6%였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봉신 메타보이스 대표는 “현 시점에서 추 후보가 굉장히 큰 실수를 하는 외에 야권 승리를 기대할 여지가 작다”며 “추 후보 일정도 리스크 최소화와 여당 프리미엄 강조에 맞춰진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양향자 경기도지사 후보(가운데)와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오른쪽)가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와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가 최근 대장동 개발 방식을 옹호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일보가 17일 경기도 성남·수원·의정부·하남에서 만난 추 후보 지지자들은 국회의원 6선, 법무부장관을 거친 연륜을 높게 평가했다. 하남시민 조남호(73)씨는 “면장만 해도 뭘 알아야 하는 것”이라며 “6선의 커리어는 크다”고 말했다. 수원 못골시장에서 익명을 요청한 시민은 “항상 민주당을 찍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추미애”라고 했다.

강성 이미지에 대한 거부감도 내비치는 시민도 있었다. 60대 수원시민 박모씨도 “추미애가 법무장관 때부터 말을 너무 세게 했다”고 고개를 저었다. 박씨는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양향자가 겸손해 보인다”면서 “삼성 출신인 만큼 법무장관 출신 추미애보단 경제에 밝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야권 지지층은 단일화가 막판 변수가 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의정부 시민 60대 이모씨는 “양향자와 조응천이 단일화를 해야 한다”며 “둘 중 누구를 택해도 사표가 되게 해서야 되겠느냐”고 했다. 수원역 근처 미용실에서 일하는 70대 김모씨는 “솔직히 조응천이 큰 당 출신이기만 하면 조응천을 뽑겠는데 안 될 게 분명해 보이니 추미애와 양향자 중에서 고민하게 될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단일화 전망은 밝지 않다. 양 후보는 지난 16일 뉴시스 인터뷰에서 “언제든 열어놓고 있겠지만, 양향자 아니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말했고, 조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는 아무리 해봤자 2등만 할 수 있지만 나는 1등을 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17일 한겨레 인터뷰)고 했다. 경기도 지역구의 국민의힘 의원은 “양 후보와 개혁신당 사이에 악연 때문에라도 단일화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24년 개혁신당 원내대표를 지낸 양 후보는 지난해 4월 대선 출마를 위해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겼다. 김봉신 대표는 “2·3위를 합치면 1위를 능가하겠다는 효능감을 주기에는 야권의 인물 중량감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정당보단 정책을 보겠단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수원역에서 만난 판교 제약회사 직원 김경호(34)씨는 “복지 정책만 해도 ‘현금’보다는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정책을 내는 후보를 택할 것”이라고 했다. 분당 서현역 근처에서 만난 직장인 김경하(32)씨는 “부모님 세대에서는 재건축 문제가 핫이슈”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청년 관련 공약을 보고 투표할 것”이라고 했다.

수원·성남·하남·의정부=김나한·박준규 기자 kim.na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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