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암호화폐 거래소 결합… 원화 스테이블코인 경쟁 시작

김진욱 2026. 5. 18.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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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하나금융, 두나무에 1조 투자
원화 코인 서비스 함께 준비할 듯
블록체인으로 외화 송금 보완도
두나무 지분 적어 의사결정 한계
연합뉴스


금융권의 디지털 자산 시장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나금융그룹이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지분을 확보하면서다. 하나은행은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 6.55%의 지분을 확보해 두나무의 4대 주주가 된다. 주요 시중은행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의 주요 주주가 되는 것은 처음이다. 금융권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서 선점 경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어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던 두나무 주식 228만4000주를 1조33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두나무 기업 가치는 15조원으로 평가된다. 두나무 최대 주주는 지분 25.51%를 보유한 송치형 회장이다. 김형년 부회장(13.1%)과 우리기술투자(7.2%)가 2·3대 주주다.


하나금융의 두나무 인수는 제도권 금융 인프라와 디지털 자산 거래 경험, 블록체인 역량이 맞물리는 전략적 연결 고리 형성으로 볼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 선점 경쟁의 신호탄으로 본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토큰을 발행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준비 자산에 대한 금융 소비자의 신뢰, 암호화폐 거래소 유통망, 결제·송금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 은행과 암호화폐 거래소가 가진 각자의 기능이 맞물릴 여지가 크다. 하나금융은 은행 계열사의 당기순이익 의존도가 KB·신한·우리를 포함한 4대 금융 중 가장 높다. 이 때문에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비은행 확대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해왔다.

은행과 암호화폐 거래소 간 화학적인 결합도 강해진다. 현재 은행과 암호화폐 거래소의 협력은 실명 계좌를 내주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은행이 암호화폐 거래소 이용자의 실명을 확인하고 자금세탁방지 규제를 적용하는 문지기 개념이다. 하나금융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서비스를 두나무와 함께 설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예금과 연금 같은 전통 금융 자산과 암호화폐라는 디지털 자산을 통합 관리하는 서비스로도 확장될 수 있다.

외화 송금 체계 보완도 추진될 전망이다. 현재 외화 송금은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라는 결제망을 통해 이뤄진다. 출금 계좌에서 입금 계좌로 돈이 이동하기까지 중개 은행과 수취 은행, 현지 결제망을 거치고 자금세탁방지 등 규제도 지켜야 한다. 송금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든다. 하나금융은 두나무 자체 블록체인인 ‘기와체인’을 통해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려고 시도할 계획이다. 성공할 경우 금융 소비자는 송금 진행 상황과 정산 정보를 더 빨리 확인할 수 있다. 금융사는 사후 처리와 규제 점검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계도 있다. 우선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 자체가 미완성 단계다. 현행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예치금 보호와 불공정 거래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와 준비 자산, 결제망 접근 방식 등 세부 사항은 2단계 입법에서 정리돼야 한다. 은행과 비은행 중 발행 주체의 중심을 어디로 할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나금융이 확보하는 지분이 두나무의 의사 결정을 좌우할 만큼 크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두나무와 만든 연결 고리를 수익 모델로 바꾸는 데 경영권 없는 지분 관계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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