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남역 10년… 사후 대응 넘어 예방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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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이 발생한 지 10년이 흘렀지만, 여성들은 여전히 불안 속에 살아간다.
최근 광주광역시에서 발생한 여고생 피살 사건은 우리 사회가 본질적으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최근 광주 사건 역시 처음에는 '묻지마 범죄'로 알려졌지만 수사가 진행되며 다른 스토킹과 여성 대상 폭력 정황이 드러났다.
미투 운동과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등을 거치며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스토킹처벌법, 디지털 성범죄 처벌 강화 등 관련 입법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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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 확대됐지만 여성 불안은 여전
국가가 위험 신호에 먼저 움직여야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이 발생한 지 10년이 흘렀지만, 여성들은 여전히 불안 속에 살아간다. 최근 광주광역시에서 발생한 여고생 피살 사건은 우리 사회가 본질적으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여성 대상 강력 범죄는 끊이지 않고 성폭력 범죄는 오히려 늘었다. 디지털 성범죄는 날로 교묘해지고 있으며, 한 번 발생한 피해는 회복도 쉽지 않다. 여성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2016년 강남역 인근 공용 화장실에서 한 남성이 20대 여성을 살해한 사건은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범인은 “평소 여성들에게 무시당했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강남역 10번 출구에는 수만 장의 추모 포스트잇이 붙었다. 최근 광주 사건 역시 처음에는 ‘묻지마 범죄’로 알려졌지만 수사가 진행되며 다른 스토킹과 여성 대상 폭력 정황이 드러났다. 거절에 대한 분노와 통제 욕구가 범죄로 이어지는 구조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 여성들이 귀가 시간을 계산하며 살아가는 현실은 여전하다.
제도 변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투 운동과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등을 거치며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스토킹처벌법, 디지털 성범죄 처벌 강화 등 관련 입법이 이어졌다. 그러나 법과 제도가 늘어난 만큼 현실의 불안이 줄어들었는지는 의문이다. 성폭력 발생 건수는 2016년 2만8993건에서 지난해 3만5000건을 넘어섰고 디지털 성폭력도 두 배 이상 늘었다.
문제는 국가 대응이 여전히 사건 이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후 검거 건수는 늘었지만 친밀한 관계 폭력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제도는 미비하다. 헤어진 뒤 상대를 집요하게 따라다니거나 교제 요구를 거절당한 뒤 협박과 위협을 이어가는 경우에도 초기 단계에서 공권력이 적극 개입하기는 쉽지 않다. 사건이 벌어진 뒤 처벌만 강화하는 것으로는 반복되는 비극을 막기 어렵다.
국가의 역할은 사건 이후 처벌에 그쳐선 안 된다. 위험 신호를 먼저 감지하고 비극 이전에 개입해야 한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 것을 강요하고 통제하는 것 역시 폭력이라는 인식이 사회와 법 안에 더욱 분명히 자리 잡아야 한다. 안전은 누군가 더 조심하는 사회가 아니라 위험 신호 앞에서 공동체와 국가가 먼저 움직이는 사회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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