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술 거품 꺼진 피해, 처벌 어렵다” 메타버스 사기 혐의 무죄

심희정,양한주,김혜지 2026. 5. 18. 00:0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장 흔드는 기술 혁신인가 거품인가]
수사기관 “신종 가상자산 사기”
법원 “기망 속아 투자 단정 어렵다”


메타버스 플랫폼이 돌연 폐쇄돼 투자금을 반환하지 못했더라도 사기 혐의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수사기관은 가상자산을 이용한 신종 사기 수법이라고 봤지만 법원은 기술의 거품이 꺼지면서 시장 가치를 잃게 된 상황을 범죄로 보고 처벌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17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재욱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를 받는 더퓨쳐컴퍼니의 실질적 운영자 최모씨에게 지난달 8일 무죄를 선고했다.

더퓨쳐컴퍼니는 2021년 ‘메타버스2’라는 플랫폼을 출시하고 메타버스 부동산을 판매했다. 메타버스2는 현실에 존재하는 토지를 가상현실에서 10㎡ 단위의 타일 형식으로 거래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홍보했다. 코로나19 당시 메타버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서울 롯데월드타워, 뉴욕 자유의여신상 등 랜드마크로 지정된 토지는 가격이 수천만원까지 올랐다.

메타버스2는 내놓은 토지가 3일간 판매되지 않으면 매일 구매가의 최대 0.3% 이자를 더퓨쳐컴퍼니가 발행한 암호화폐인 메타토큰으로 지급한다고 했다. 메타토큰은 언제든 출금 신청을 통해 현금화할 수 있고, 거래소 상장이 확정됐기 때문에 거래소를 통해 출금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하지만 메타버스의 인기 하락과 함께 메타토큰의 국내 거래소 상장이 불발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바이비트에 상장된 메타토큰의 가격도 폭락했다. 이듬해 더퓨쳐컴퍼니는 약속했던 이자율을 계속 낮추다가 일정 시점부터는 아예 지급하지 않았다. 회사가 폐업 사실을 알리고 플랫폼 운영을 중단하자 투자자들은 메타버스2 운영진을 고소했다.

재판부는 메타버스2가 처음부터 투자자들을 속이려는 목적으로 플랫폼을 운영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초창기 메타버스가 유행했던 시기에는 약속했던 수익금을 입금했고 메타토큰의 거래소 상장도 이뤄졌다는 게 그 이유였다. 특히 코로나19 당시 메타버스의 과열된 인기는 무죄 판단의 결정적 근거가 됐다. 이 부장판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접촉이 제한되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매우 높아졌던 상황이고, 서울시 등 공공기관에서 수십억원의 재정을 지출해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기도 했다”며 “기망에 속아 투자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테크이슈팀=심희정 양한주 김혜지 기자 simcit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