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반도체로 체질변환 본격화…SK실트론 인수 사실상 확정

두산그룹이 세계 3위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 인수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중공업 중심이던 기존 사업 구조를 인공지능(AI)·반도체 중심으로 재편하며 종합 반도체 소재·장비그룹으로 체질 개선을 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7일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이달 내 SK그룹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51%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지분 19.6% 등 70.6%에 대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인수 규모는 약 5조원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 SK실트론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5개월여 만이다. SK㈜는 그룹 차원의 사업 재편(리밸런싱) 작업을 위해 SK실트론을 매물로 내놨다. ㈜두산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보유한 나머지 지분 29.4%도 추후 별도 계약을 통해 인수하고 연내 지분 100%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두산그룹은 반도체 전공정 핵심 소재인 웨이퍼부터 기판 소재, 후공정 테스트, 자동화 솔루션 등 반도체 전후 공정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게 됐다. 두산그룹은 ㈜두산 전자BG를 통해 AI 가속기 핵심 소재인 동박적층판(CCL)을 생산하고 있으며, 반도체 후공정 웨이퍼 테스트 분야 국내 1위 기업인 두산테스나를 보유하고 있다.
SK실트론 인수를 마치면 두산그룹은 반도체 기초 소재인 웨이퍼 제조 능력까지 확보하게 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고객사에 웨이퍼 제조와 인쇄회로기판(PCB) 소재 납품, 반도체 성능 최종 테스트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수직계열화가 가능해진 셈이다.
두산그룹은 미래 성장축을 반도체와 소형모듈원전(SMR), 신재생에너지, 로봇·인공지능(AI)으로 재편하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발 전력 대란의 대안인 원전(두산에너빌리티)과 로봇(두산로보틱스)에 이어 반도체 부문까지 아우르면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구상한 AI 인프라 그룹으로의 전환이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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