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어쩌다 일어난 일입니까"... 분노한 청소년들

이영일 2026. 5. 1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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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청나비' 소속 청소년들, 16일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을 언급한 성명 발표

[이영일 기자]

 서울시립 청소년성문화센터 ‘청나비’가 16일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을 언급한 성명을 직접 내고 해당 사건이 구조적 여성혐오 범죄라며 사회와 제도의 책임을 함께 물었다.
ⓒ 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2016년 서울 강남역 인근 남녀공용화장실에서 발생한 이른바 '강남역 살인사건'이 17일로 10주기를 맞은 가운데 청소년들이 최근 광주에서 일어난 여고생 피습 사건이 여성혐오에 기인한다며 "여성혐오 범죄를 더 이상 우연한 비극으로 축소해선 안 된다"는 성명을 직접 발표했다.

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청나비'는 16일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을 언급한 '청소년은 묻습니다. 정말 어쩌다 일어난 일입니까'라는 제목의 성명을 직접 내고 해당 사건이 구조적 여성혐오 범죄라며 사회와 제도의 책임을 함께 따져 물었다.

'청나비' 소속 청소년들은 성명에서 "한 남성이 여학생을 도심에서 살해한 사건을 어쩌다 일어난 비극이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정말 이 사건은 우연히 벌어진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그 이전에 피의자가 직장 동료를 스토킹한 것을 예로 들으며 범행 이전부터 존재했던 폭력의 징후와 이를 놓친 사회 시스템의 문제를 강하게 지적했다.
 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청나비’ 성명 전문
ⓒ 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청소년들은 "스토킹 피해 신고가 있었음에도 특이사항 없음으로 종결된 과정은 성인지 감수성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현실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 실패"라고 비판했다. 또 "남성이 여성을 멸시하는 언어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사용되는 문화와 여성 대상 범죄는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청소년들은 일상 속에서 사용되는 계집, 에겐남 등의 표현도 언급하며 "여성을 낮추고 조롱하는 언어가 반복되는 사회 분위기가 결국 여성혐오 범죄를 가능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청소년들은 "성별화된 말하기와 움직이기를 넘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조 잘하는 여자 같은 고정된 성 역할 표현에 문제를 제기하는 작은 행동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여성혐오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단속과 처벌만이 아니라 교육과 문화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6일 서울가족플라자 다목적홀에서 열린 전국 청소년성문화동아리 세이플루언서 네트워크데이 행사에 참석한 한 청소년이 여성 혐오범죄와 광주여고생 피습사건 피해자에 대한 추모 글을 남기고 있다.
ⓒ 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한편, 강남역 살인사건은 지난 2016년 5월 17일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 주점 건물의 남녀공용 화장실에서 발생했다. 당시 30대 남성은 화장실에 들어온 남성 여러 명을 그대로 보낸 뒤 뒤이어 들어온 2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했다.

당시 범인은 경찰 조사에서 "여성들이 자신을 무시했다"고 진술했다. 사건 이후 강남역 일대에는 수많은 시민들의 추모 포스트잇과 손편지가 붙으며 우리 사회의 여성혐오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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