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실행력이 최대 장점…연임 성공한 이광순 여성바둑연맹 회장의 리더십 [쿠키인터뷰]
이광순 회장 특유의 ‘소통 경영’이 만들어낸 성과

최근 바둑계에서 가장 ‘핫한’ 단체를 꼽자면 단연 (사)한국여성바둑연맹이라 할 수 있다. 각종 대회에 대규모 인원을 편성해 출전하는 것은 물론, 프로기사들이 격돌하는 세계대회에 ‘갤러리’로 행사장을 방문하기도 한다. 신진서 9단이 신화를 쓴 농심배 우승 당시에는 귀국 현장에 축하 플래카드를 들고 나가 선수단을 맞이하기도 했다.
한국여성바둑연맹이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배경엔 리더의 실행력이 있다. 연임에 성공한 이광순 여성바둑연맹 회장은 바둑계에서 찾기 쉽지 않은 ‘준비된 리더’로 통한다.
지난 2002년 여성바둑연맹 총무를 맡으면서 연맹과 인연을 맺은 이 회장은 2010년부터 3년 동안 사무국장을 역임하고, 그 이후에는 이사로 활동했다. 어느덧 연맹의 핵심 인재가 된 이 회장에게 전대 회장단이 먼저 손을 내밀었을 때, 이 회장은 1년 동안 고심했다. 지난 13일 쿠키뉴스와 만난 이광순 한국여성바둑연맹 회장은 “총무도 해봤고 사무국장도 했으니 연맹 흐름은 알고 있었다. 한번 해보자고 결심했다”고 당시 심경을 회상했다.
회장직을 맡기로 결심한 이후 이 회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여성바둑연맹의 슬로건을 만드는 것이었다. ‘소통과 공감의 중심’이라는 슬로건은 이 회장의 취임사였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지금까지 연맹을 운영하는 중요한 원칙이 됐다.
2021년 취임 이후 지난 5년 동안 이 회장이 이룩한 ‘소통 경영’ 성과는 숫자로 나타난다. 취임 당시 500명 수준이던 회원 수는 현재 1000명을 넘겼다. 회비를 내고 실제로 활동하는 회원만 집계한 수치다. 회장 취임 당시 28개의 클럽을 갖고 있던 여성바둑연맹은 이 회장 취임 이후 꾸준하게 클럽을 늘려나가 현재는 39개에 이르렀다. 여성바둑연맹이 협력하는 대회 역시 어느덧 30개를 넘겼다. 친목 단체 성격이던 여성바둑연맹의 정체성 확립과 투명한 운영을 바탕으로 사단법인 인가를 받았고, 올해는 서울시 공모사업에 선정돼 3500만원을 지원받는다. 지원금을 활용해 오는 8월 바둑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 회장은 여성바둑연맹 창립 48년이 되던 해에 취임해 당초 ‘48대 회장’으로 소개가 됐으나, 연임 등 역대 회장 계보를 정리해 현재 기준 ‘34대 회장’으로 정정했다. 과거에 발간된 여성바둑연맹 회보를 직접 찾고 모아서 PDF 복원 작업을 진행했고, 이를 연맹 홈페이지에 게재해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도록 했다.


여성바둑연맹의 내실을 다진 것 외에도 이 회장이 바둑계에 끼친 긍정적인 영향은 다양하다. 먼저 문경새재배, 노사초배, 춘향배, 마이산배, 제주도지사배 등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바둑대회에 출전해 연맹을 알리고, 주최측과 호흡했다. 이광순 회장은 대회에 출전하기 전에 해당 지자체가 선호하는 색상을 물어볼 정도로 열정적이다. 이 회장은 “여성바둑연맹 회원 모두가 보라색 옷을 입고 ‘퍼플섬’ 신안을 방문했을 때, 대회 현장에서 개회사를 하던 박우량 전 신안군수가 감동했던 일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강릉에서 매년 한복을 입고 진행하는 이색적인 바둑대회 ‘난설헌배’ 역시 이 회장이 산파 역할을 했다. 첫해 5000만원으로 시작한 대회는 이제 총규모 2억5000만원의 행사로 몸집을 키웠다. 어느덧 5회를 맞은 난설헌배는 동호인 부문이 더해지면서 더욱 풍성해졌다. 여성바둑연맹이 주축인 대회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한국기원은 물론 대한바둑협회도 합류하면서 성공한 지역 바둑대회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바둑 보급 역시 이 회장이 내건 핵심 과제다. 3040 여성들이 모여 하나가 되는 ‘여성바둑의 밤’ 행사는 최근 수도권은 물론이고 지방에서 더욱 활성화되는 추세고, 바둑에 입문하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새내기 여성바둑열전’도 최근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5개월 과정의 입문자 전용 리그인 새내기 여성바둑열전에는 현재 100명 이상 등록했다.
이 회장은 “최근에는 지방이 젊어지면서 각 지역의 3040 여성 바둑인들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소개하면서 “오히려 서울이 고령화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새내기 여성바둑열전에 대해서는 “스포츠에서 인생에 딱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신인상’이 있듯, 연맹에서도 딱 한 번만 출전할 수 있는 ‘새내기 리그’가 요즘 인기 만점”이라고 귀띔했다.
이 회장에게 바둑이란 무엇일까. 이 회장은 “오청원 선생님이 바둑은 조화라고 하지 않았나. 음과 양, 어느 한쪽으로도 너무 치우치면 안 되는 것이 바로 바둑”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욕심을 부리다 보면 반드시 놓치는 게 생긴다. 바둑뿐만 아니라 삶에서도 올바른 원칙으로 중심축을 잡고, 균형을 맞추고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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