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시드 재즈 권위자의 리듬 대잔치

염동교 2026. 5. 16.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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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코그니토 내한 콘서트 - GS아트센터 X 서울재즈페스티벌 〈인코그니토〉

[염동교 기자]

 인코그니토 내한 공연
ⓒ 염동교
종종 "애시드 재즈의 본좌"로 불리는 인코그니토. 펑크(Funk)와 소울, 힙합이 융화된 애시드 재즈는 산(酸)이란 뜻의 영단어 애시드(Acid)에서 유추하듯 중독성을 그 골자로 하며 1980년대 영국 런던의 클럽에서 그 연원이 시작되었다. 1981년 < 재즈 펑크(Jazz Funk) >부터 굵직한 애시드 재즈 작품들을 꾸려온 영국 밴드 인코그니토와 애시드 재즈의 역사가 일치하는 이유다.

2024년 서울 재즈 페스티벌 잔디마당에서 청중 모두를 덩실덩실 춤추게 했던 그들이 돌아왔다. 풍부한 음향과 정교한 건축을 자랑하는 GS아트센터와 서울재즈페스티벌의 협업 형태로 진행된 "GS아트센터 X 서울재즈페스티벌 〈인코그니토〉"는 작년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를 추억함과 동시에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열릴 서울재즈페스티벌 2026을 예고하며 두근대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가교(架橋)가 되어주었다.

현재까지 마지막 정규 음반인 2023년 작 < 인투 유(Into You) >에 수록된 "낫띵 메이크스 미 필 베터(Nothing Makes Me Feel Better) >로 여전한 창작열을 드러낸 이들은 2025년 3월 작고한 신화적인 비브라포니스트 로이 에이어스의 "러닝 어웨이(RunningAway)"로 음악적 뿌리를 명시했다. "인지도가 높진 않으나 작품의 만듦새가 훌륭한 소울 펑크" 등을 일컫는 레어 그루브(Rare Groove). 그 중심에 있던 에이어스가 레어 그루브의 세례를 흡수했던 브랜뉴 헤비스와 벅샷르퐁크, 인코그니토같은 팀에게 영감을 주었음은 자명하다.

*비브라폰: 특유의 울림을 특색으로 하는 금속 재질 타악기
 인코그니토 내한 공연
ⓒ 염동교
연이은 "인코그니토 클래식"에 이들의 음악을 처음 접했던 고등학생 무렵이 떠올랐다. 재즈 펑크에 하우스 리듬을 실은 '에브리데이(Everyday)'와 초반부터 장내를 뜨겁게 달궜던, 마이사 릭 (Maysa Leak)의 풍부한 가창과 펑키 기타가 돋보였던 '토킨 라우드(Talkin Loud)'에 이어 명실상부 대표곡 '스틸 어 프렌드 오브 마인(Still a Friend of Mine)'이 들려왔다. 셋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아 안타까웠던 "딥 워터스(Deep Waters)'가 수록된 1993년도 대표작 < 포지티비티(Positiviy) >에 실린 대표곡 '스틸 어 프렌드 오브 마인(Still a Friend of Mine)'는 영국 싱글차트 47위로 상업적 성취도 준수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출신 키보디스트 치코 알로타는 '1993'에서 도레미파솔라시도의 계이름을 노랫말 삼은 '1993'에서 라틴 향 풍기는 퓨전 재즈를 들려줬고, 두 타악기 연주자 프란세스코 멘돌리아와 조앙 카에타노가 펼치는 활화산 같은 드럼 듀얼도 인상적이었다. 트롬본과 트럼펫, 색소폰 등 금관악기의 연이은 솔로 블로잉이 흥겨움을 배가했다.

"스티비 원더 좋아하세요?" 마우닉의 외침이 반가웠다. 작년 서재페 무대와 최근 셋리스트에서 발견된 '돈트 유 워리 바웃 어 띵(Don't You Worry bout' a Thing)'에 이어 1976년에 발매되어 올해 50주년을 맞이한 명반 < 송즈 인 더 키 오브 라이프(Songs in the Key of Life) >의 수록곡 '애즈(As)'를 애시드 재즈풍으로 각색했다. 인코그니토의 '체인지(Change)'란 곡에서 스티비 원더가 하모니카를 불만큼 각별한 인연이기도.

마우닉에게서 피펑크 대부 조지 클린턴의 그림자를 엿봤다. 작년 일본 도쿄와 나고야에서 관람한 두 차례의 펑카델릭/팔러먼트 콘서트에서 클린턴은 전면에 나서진 않았으나 종종 곁들인 추임새와 무대 중앙에 서있는 것만으로 존재감을 내뿜었다. 본디 뛰어난 보컬리스트 겸 기타리스트나 파킨슨 병과 최근 부상으로 소리의 중심에 서긴 어려웠으나 동료들의 가창에 화음을 쌓고, 셰이커로 리듬감을 드리웠다.

곡의 탄생 배경과 의미를 공유하는 스토리텔러의 면모도 돋보였는데 키가 작아 다른 친구만큼 농구는 못 했으나 대신 음악으로 짝사랑하던 이의 마음을 얻었다는 "파리지엔느 걸(ParisienneGirl)'과 불과 몇십 분 만에 '스틸 어 프렌드 오브 마인(Still a Friend of Mine)' 악상이 떠올랐으며, 그 안에 진실이 담겨있다면 내용물은 금방 나온다"라며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예술을 강조했다.

*셰이커: 흔들면 앞뒤로 움직여서 소리를 내는 타악기
 인코그니토 내한 공연
ⓒ 염동교
앙코르가 끝나고 구성원 모두 모여 인사할 때까지 전도사의 역할이 이어졌다. "각박한 세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친구와 가족, 도시 등 가까운 것부터 보듬어 주는 것"이라고 말한 그는 또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지나치지 말고, 꼭 도와주세요"라며 인류애를 역설했다. 때마침 흐른 밥 말리와 웨일러스의 '원 러브(One Love)'가 메시지를 고취했다. 한편 마우닉의 의지만 분명하다면 지속적인 젊은 음악가들의 교류를 통한 음악적 유산을 잇는 컬렉티브 개념으로서의 인코그니토가 계속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감도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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