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D-5, 이재용 전격 등판…삼성 노사 교섭 ‘운명의 18일’ 주목

이소연 2026. 5. 1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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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오후 노사갈등 관련 입장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소연 기자

“저희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전세계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노사갈등과 관련해 처음으로 공식 사과에 나섰다. 전날 삼성전자 사장단이 대국민 사과에 이어 이 회장까지 직접 고개를 숙이면서, 장기화 조짐을 보이던 노사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오는 18일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예정이다.

이 회장은 16일 오후 김포공항 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사갈등 관련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항상 저희 삼성을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시고 또 채찍질해 주시는 우리 국민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노사 간 갈등 속에서도 ‘삼성 공동체’ 의식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노조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했다. 그는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며 “삼성인임을 자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보자”고 말했다.

정부를 향한 감사와 사과의 뜻도 전했다. 이 회장은 “저희 문제 해결을 위해 애써주고 계시는 정부와 관계자 여러분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이라며 “고객 여러분과 국민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이야기했다.

이 회장의 공개적인 사과는 지난 2022년 회장 취임 후 처음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해외 출장 중 일정을 조정해 귀국했다. 급박하게 흘러가는 노사문제를 살펴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사, 18일 협상 재개…교섭 대표도 교체

삼성전자 노조가 진나달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4만명이 참석했다. 남동균 기자

노사 협상도 재개된다. 삼성전자 노사는 오는 18일 사후조정을 다시 진행하며 대화를 이어갈 예정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회장님의 사과 내용을 확인했다”며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 DS 부문의 경우 85%가 노조에 가입해 사실상 모두가 노조원이다. 신뢰 회복에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함께 갈 수 있도록 이번 교섭부터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노조 요구도 일부 반영된 분위기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 대표 교섭위원은 기존 김형로 삼성전자 부사장에서 여명구 삼성전자 피플팀장으로 교체됐다. 노조가 대표 교섭위원 교체를 요구해온 만큼, 협상 재개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여 팀장과 노조는 이날 사전 미팅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쟁점은 성과급…파업 현실화 우려

삼성전자 DS부문 사장단이 15일 경기 평택 노조 사무실을 방문, 노조와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번 갈등의 핵심은 성과급 제도 개편이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 상한 없는 성과급 지급을 요구 중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10%를 재원으로 기존 성과급 제도를 유지하되, 반도체부문은 기존 성과급 상한을 두지 않고 실적과 연계하는 특별포상제를 실시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1일 사후조정에 돌입했으나, 마라톤협상 끝에 지난 13일 노조에서 결렬을 선언했다. 성과급 제도화 관련 사측에서 진전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측에서는 대화 재개를 위해 노조에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냈다. 지난 15일에는 삼성전자 사장단 명의로 대화 재개를 촉구하는 입장문이 발표됐다. 삼성전자 사장단은 “삼성전자의 노사 문제로 국민들과 정부에 큰 부담과 심려를 끼쳐드렸다. 성취가 커질수록 우리 사회가 삼성에 거는 기대가 더 엄격하고 더 커지는데 이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며 “삼성전자 사장단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깊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임은재 기자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등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 사장단은 같은 날 경기 평택의 노조 사무실을 찾아 노조와 직접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정부에서도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장관도 같은 날 삼성전자 노조를 만난 데 이어 이날 삼성전자 사장단을 면담했다.

노조는 성과급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시,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전 사업장에서 파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반도체 공정이 멈추며 발생하는 피해는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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