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바엔 자식 줘야죠”...서울 아파트 증여 ‘쑥’ [김경민의 부동산NOW]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집합건물 증여로 인한 등기 건수는 총 1980건으로 집계됐다. 집합건물은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을 의미한다. 3월(1345건)보다 47.2% 증가한 수치로, 월 기준으로 2022년 12월(2384건)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다. 당시는 증여취득세의 과세표준이 ‘시가인정액’으로 변경되기 직전으로, 절세 목적 증여가 몰렸다.
서울 자치구별로 보면 송파구가 161건으로 가장 많았다. 3월(82건) 대비 2배가량 급증했다. 이어 양천구 135건, 노원구 118건, 서초구 115건, 용산구 106건 순이었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 증여 건수도 총 5560건을 기록해 2022년 12월(9342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서울 집합건물 증여가 당분간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단순 증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5월 9일까지 임차인을 낀 매도가 허용된 만큼 자녀에게 부담부증여 형태로 넘겨주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부담부증여는 부동산을 증여할 때 전세보증금이나 담보대출 같은 채무를 수증자가 인수하는 조건으로 증여하는 방식을 말한다. 전체 증여가액 중 채무를 제외한 금액에 대해서만 증여세가 부과돼 절세 전략으로 많이 쓰인다.
서울 아파트 직거래가 부쩍 늘어난 점도 눈길을 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아파트 직거래 건수는 234건으로 2월(109건), 3월(185건) 건수보다 많다. 4월 전체 거래 신고 4544건 가운데 5% 이상이 중개사무소를 통하지 않고 직거래했다는 의미다.
자치구별로는 서초구(15.8%) 직거래 비율이 높았고, 강남구(7.8%), 영등포구(7.3%), 광진구(7.3%)가 뒤를 이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직거래 일부는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가족, 친족 등 특수관계인에 가격을 낮춰 양도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주로 팔기 아까운 집을 증여 대신 물려주는 방법으로 저가 양도를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는 신고가액이 최근 3개월 내 거래된 실거래가보다 30% 낮은 금액과 3억원 가운데 적은 금액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 정상 거래로 간주해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저가 양도는 급매물 거래가 늘어나는 집값 하락기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한편 정부는 세금을 피하기 위한 다주택자들의 편법 증여를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최근 엑스(X·옛 트위터)에 “혹시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편법증여는 생각하시지 않는 것이 좋겠다”며 “곧 국세청이 철저히 전부 검증할 계획이며, 자칫 원래 납부할 세액에 추가적으로 40%에 이르는 가산세도 물 수 있다”고 했다.
임 청장은 대출 낀 주택 증여 후 부모가 대신 상환하는 사례, 고가 아파트를 시가보다 낮게 평가해 증여하는 사례 등을 편법 증여 예시로 꼽았다. 특히 임 청장은 다주택자가 10년 동안 보유한 시가 30억원(10년 전 시가 10억원 기준)의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 사례를 들었다. 국세청 계산 결과, 5월 9일 전에 양도하면 세금이 6억5000만원인 데 비해, 증여하는 경우 13억8000만원으로 2배 넘게 세액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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