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태워 찜질방 가동...관광명소로 자리잡은 소각장[르포]
김방현 2026. 5. 16. 08:02
13일 오후 충남 서산시 양대동. 도심 외곽의 한적한 들판에 우뚝 솟은 전망대와 대형 건물이 한눈에 들어왔다. 서산시가 지난해 12월 2일 준공한 자원회수(소각)시설이다. 서산시가 사업비 1054억원을 들여 만든 이 시설(연면적 5만472㎡)에는 소각동과 전망대·주민편의시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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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파는 소각시설
소각동에서는 하루 최대 200t의 생활폐기물(쓰레기)을 처리할 수 있다. 요즘에는 서산시와 당진시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150t~170t 처리한다. 소각동은 하루 24시간, 연중 가동한다. 이렇게 많은 폐기물을 처리하지만, 악취나 먼지, 매연 등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소각동 굴뚝에는 질소산화물·염화수소·일산화탄소·먼지 등 배출가스와 유해물질 농도 실시간 자동 측정기도 굴뚝 맨 꼭대기에 설치됐다.
소각시설에서 발생하는 폐열은 사우나·찜질방 등 주민편익시설과 인근에 조성되는 지능형 농장(스마트팜)에 공급된다. 1시간당 3.2㎿의 전력도 생산해 한국전력에 판매(연간 20억원)한다. 서산시 박성수 자원시설팀장은 “밀폐된 공간에서 1000도가 넘는 고열로 처리하고 있다”라며 “중앙제어실 등 첨단시설을 갖추고 악취 등 문제를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각동 바로 옆에는 높이 94m(아파트 30층)의 전망대 건축물이 있다. 전망대는 소각동에서 발생하는 연기 등을 배출하는 굴뚝 역할도 한다. 전망대에는 3층에서 2층으로 내려오는 어드벤처 슬라이드(미끄럼틀), 실내 어린이 암벽 등반 체험장 등이 있다. 미끄럼틀은 3000원을 내면 5차례 이용할 수 있다. 암벽 등반 체험장은 무료다. 자원순환시설 관계자는 “주말이면 가족단위 체험객이 100여명 정도 이용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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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시설로 자리잡은 전망대
엘리베이터를 타고 맨 꼭대기까지 올라가자 사방으로 탁 트인 전망대(스카이라운지)가 나왔다. 서쪽으로는 멀리 천수만 서해, 동쪽으로는 서산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커피 등 간단한 음료를 판다. 직경 23m의 원형인 전망대는 고층 빌딩에 들어선 카페 같았다. 또 일부 바닥은 투명한 유리로 만들었다. 유리를 통해 94m 아래를 볼 수 있다. 전망대 이용료는 1000원이다. 이 일대 주민은 100원만 받는다. 이곳에서 만난 70대 김모씨는 “서산에 이렇게 좋은 시설이 있는 줄 몰랐다”라며 “이곳을 보고 누가 쓰레기 처리시설로 알겠냐”고 말했다.
전망대 옆에는 사우나·찜질방·어린이 물놀이 시설 등을 갖춘 별도 시설이 있다. 어린이 물놀이 시설은 약 60명, 찜질방·사우나 시설은 100명 정도가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찜질방·사우나와 미끄럼틀 시설은 주민이 만든 법인이 운영한다. 국민의힘 이완섭 서산시장 후보는 “자원회수시설은 주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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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서도 찾는 시설
기피시설로 인식되던 소각 시설은 문을 연 지 5개월 만에 관광 명소는 물론 외국 지방정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지난 4월 29일에는 일본 구마모토 현 다케우치 신기 부지사가 방문했다. 다케우치 부지사는 소각시설을 본 뒤 전망대에도 올랐다. 그는 "기피시설로 인식되기 쉬운 소각시설이 훌륭한 관광 자원으로 탈바꿈한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이곳 전망대는 인근 군부대나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들도 찾고 있다. 서산시에서 가장 높은 공간인 전망대에 오르면 인근 서해 해무(海霧) 상태 등 기상 상황과 모내기 등 영농 상태 등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자원회수시설 옆에는 생활하수 처리시설과 재활용품 처리 시설 등 환경 관련 시설이 있다. 또 과거 양대동 쓰레기매립장 위에는 축구장을 지었다. 서산시 유청 자원순환과장은 "자원회수시설 등 집단화한 이들 시설을 활용한 교육센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산=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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