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도 넘본다"…삼성·SK, 中 추격에도 '초격차' 유지하려면[칩톡]
삼성, 압도적 속도·물량 앞세워 대응
SK, 패키징 강화로 메모리 리더십 굳히기
"과감한 투자·기술 혁신 필요" 한목소리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 주도권 사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5공장 팹2 조기 착공과 '쌍둥이 팹' 전략으로 생산 속도와 물량 확대에 승부를 걸었고, SK하이닉스는 후공정 시설 증설을 통해 패키징·테스트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국내 메모리 양강의 투자 확대에도 메모리 초호황 국면 속 중국 메모리 기업들까지 뛰어들면서 업계에서는 긴장감을 늦춰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초격차' 유지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와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잘나가는 지금이야말로 초격차를 위해 투자할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 경쟁에서 SK하이닉스에 뒤처지는 듯했으나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6세대 HBM4 양산 출하에 성공한 뒤 계획대로 증산을 진행하고 있다. 2분기에는 핀당 16Gbps 속도와 초당 4.0TB의 대역폭을 지원하는 7세대 HBM(HBM4E)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할 계획이다.
대규모 증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캠퍼스의 마지막 생산라인인 P5 팹2 착공 시점을 내년 초에서 오는 7월로 6개월가량 앞당겼다. 목표 가동 시점은 2029년이다. 특히 해당 공장은 기존 P5와 구조가 동일한 '쌍둥이 팹' 형태로 지어질 계획이다. 통상 반도체 생산라인 설계가 달라질 경우 고객사는 수개월에 걸쳐 수율과 품질을 재검증해야 한다. 하지만 동일 구조의 팹에서는 이 과정을 상당 부분 생략할 수 있다. 반도체 시장에서 공급 속도가 중요해진 만큼 검증 절차를 줄여 즉시 공급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압도적 속도와 물량에 승부를 걸었다면, SK하이닉스는 첨단 패키징과 품질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충북 청주에 약 19조원을 투자해 첨단 패키징 전용 생산 거점인 'P&T7'을 착공했다. 이 시설은 반도체 칩을 제품 형태로 패키징하고 품질을 최종 검증하는 후공정을 전담하게 된다.
6세대(1c) D램의 핵심 생산 기지가 될 용인 클러스터 1기 팹 클린룸도 기존 계획보다 3개월 앞당겨 내년 2월 열기로 했다. HBM4 개선 제품인 HBM4E의 기반이 될 1c D램 생산능력을 조기에 확보해 기술 리더십을 이어가겠다는 계산이다.

이 같은 투자 확대에도 전문가들은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지금보다 훨씬 공격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를 대표하는 창신메모리(CXMT)와 양쯔메모리(YMTC)가 범용 D램 이외에 HBM 생산능력까지 확충하며 국내 메모리 기업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서다.
중국 허페이와 베이징에 12인치 웨이퍼 공장 3개를 두고 있는 CXMT는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응해 올해 하반기 상하이 공장에 장비를 도입하고 있다. 완공 시 생산능력은 허페이 공장의 2~3배에 달할 전망이다. 범용 D램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과점하고 있는 HBM 라인도 확장하고 있다.
YMTC는 내년 가동을 목표로 우한에 세 번째 낸드플래시 공장을 짓고 있고 HBM 생산도 모색 중이다. 지난달에는 공장 2개를 추가로 건설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중국 반도체 기업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따라잡기까지 최소 2~3년 이상이 더 걸릴 것"이라며 "여전히 기술적 격차가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러한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과감한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반도체 경쟁력의 핵심 요소는 수율 개선"이라며 "차세대 기술을 개발해 수율을 꾸준히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모리칩 시장을 넘어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까지 주도권 경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 교수는 "삼성전자가 현재 파업 등 내부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고객을 계속 확대하고 있는 만큼 생산 물량을 늘려 TSMC와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업 생태계에 대한 정부 역할도 언급했다. 이 교수는 "스타트업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생태계가 탄탄해야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장보경 기자 j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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