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찍고 대구서 모내기…국힘 발칵 뒤집은 ‘李대통령 동진’

오현석 2026. 5. 1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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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를 겨냥한 전략적 행보인가, 국민 통합을 이루기 위한 노력인가. 이재명 대통령의 잇따른 영남 방문을 두고 정치권에서 쏟아지는 물음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대구 군위군 소보면 도산1리 마을에서 열린 모내기행사에 새참을 시식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발단은 지난 13일 울산에서 열린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 행사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HD현대중공업이 LNG운반선을 건조하는 도크(건조 공간)를 방문해 현장 노동자들을 격려하고, 인근 호텔에서 조선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업계의 건의 사항을 청취했다. 간담회가 끝난 뒤엔 울산 남목마성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면서 간식거리를 구매하거나 함께 사진을 찍었다. 시장엔 이 대통령을 보려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이들 가운에 일부가 이 대통령의 이름을 연호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울산 방문은 ‘민생 행보’가 아니라 사실상 대통령 권력을 앞세운 초대형 관권선거 그 자체”라며 “이재명 정부의 모습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국가 권력을 총동원한 정치 캠프에 더 가깝다”(박성훈 중앙선대위 공보단장)고 반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울산 남목마성시장 방문해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이 대통령의 동진(東進) 논란은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TK)으로 향한 15일 정점을 찍었다. 이 대통령은 스승의날을 맞아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초등학교 6학년 담임 선생님을 만난 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 예정 부지인 대구 군위군과 경북 의성군 일원을 방문했다. 그리고는 군위군의 한 논에서 직접 이앙기를 몰고 모내기를 했다. 농민들과 막걸리를 곁들인 새참도 먹었다.


국민의힘은 발칵 뒤집혔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SNS를 통해 “대통령이 선거 개입의 수준을 넘어 아예 직접 선거운동을 뛰고 있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선거운동이 한 번만 더 진행된다면, 국민의힘은 즉시 대통령의 노골적인 선거운동에 대한 법적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도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 위반 논란이 재현된다면 이번 선거는 ‘대통령 심판’ 선거로 전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대구 군위군 소보면 도산1리 마을에서 열린 모내기 행사에서 이앙기 운행 체험을 마치고 얼굴은 묻은 흙을 닦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의 영남 행보를 둘러싼 정치권 논란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우리는 국정을 위해 할 일을 할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늘 해오던 대로 현장 중심 국정 행보의 일환이란 취지다. 다만 이 대통령과 가까운 여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새마을운동중앙회 방문에 이어 TK를 찾는 ‘국민 통합’ 노력조차 정쟁의 소재로 삼고 있다”며 “TK 출신 이 대통령은 언제나 동서 화합에 주력했다”고 주장했다.

여권에서 꼽는 대표적인 사례는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 2021년 12월 경북 김천 추풍령휴게소를 방문한 일이다. 당시 이 대통령은 추풍령 휴게소에 마련된 경부고속도로 기념탑을 방문해 “박정희 전 대통령이 대대적인 산업대전환을 만들어냈던 것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남겨 화제를 모았다. 이듬해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에도 서울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민주당 대선 후보 가운데 이례적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도 참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첫 번째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1년 12월 12알 오후 경북 김천시 추풍령휴게소를 방문해 경부고속도로 기념탑을 살펴본 후 이동하고 있다. 추풍령휴게소는 대한민국 제1호 고속도로 휴게소로, 기념탑은 1960년 7월 준공된 경부고속도로 건설 중 희생된 77인을 상징해 만들었다. 뉴스1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경기 성남 새마을운동중앙회를 방문한 자리에선 “새마을운동은 산업화시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 문화와 경제, 사회적 환경 개선을 위해 시작해 상당히 큰 성과를 거둔 운동이고, 지금 시대에도 매우 유용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대구 군위군에서 밀짚모자를 쓰고 모내기를 마친 뒤 농민들과 막걸리를 마신 장면 역시,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매년 권농일(6월 10일)에 보였던 모습과 흡사하다는 평가도 일각에서 나온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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