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주님에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끝까지

2026. 5. 16.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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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전략가들은 '방어 전투' 승리의 으뜸 요건으로 자리를 지키는 것을 꼽습니다.

사상자나 전리품의 양보다, 끝까지 그 자리를 이탈하지 않았느냐가 승패를 가른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주님께서 주시는 마음으로, 주님과 함께 그 자리를 성실히 지켰는가입니다.

그럼에도 그럴수록 다시 일어서서 주님에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맡겨진 사역을 감당한다면, 과거의 '넘어짐'은 오히려 더 단단한 걸음으로 우리를 성숙하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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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모데후서 4장 7~8절


군사전략가들은 ‘방어 전투’ 승리의 으뜸 요건으로 자리를 지키는 것을 꼽습니다. 사상자나 전리품의 양보다, 끝까지 그 자리를 이탈하지 않았느냐가 승패를 가른다는 것입니다. 상식 같지만 결정적 요건으로 강조되는 이유는, 치열한 전투 속에서 자리를 지키는 일이 죽음을 각오하지 않고는 불가능할 만큼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원리는 교회 사역에도 적용됩니다. 소멸지역의 농촌 목회, 소수 학생을 섬기는 청소년 사역, 출항 한 번에 예배의 자리를 떠나야 하는 섬 목회, 최전방 장병을 위로하는 군종 사역, 임대료를 위해 ‘투 잡’을 뛰는 개척 교회 사역까지. 다른 이의 눈에는 초라해 보일지 모르나 본질로는 모두 소중한 사역입니다.

중요한 것은 주님께서 주시는 마음으로, 주님과 함께 그 자리를 성실히 지켰는가입니다. 환호와 박수가 없는 자리일수록 실망과 허탈, 번아웃의 시간이 깊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묵묵히 말씀과 기도의 자리에서 무릎 꿇고 다시 결단하는 그 고독한 시간 동안, 살아 계신 하나님의 동행하심은 분명 더 세밀하고 깊게 경험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역의 자리를 끝까지 감당하지 못 하는 일도 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중요하게 물으시는 것은 “네가 ‘다시’ 일어설 수 있겠느냐”입니다. 세상의 평가와 하나님의 평가가 다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예수께서 온갖 조롱 속에 십자가를 지시며 고난의 절정에 달하자 안타깝게도 요한 외에는 제자 누구도 그 자리를 끝까지 지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책망하지 않으셨습니다. 자신을 부인한 베드로를 물끄러미 바라보셨을 때도, 그 눈길은 책망이 아니라 “네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하였노니”(눅 22:32)의 마음이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두려움에 떨던 제자들을 친히 찾아가신 것도, 책망이 아니라 주님 되심과 부활의 확신을 심어 약해진 믿음을 다시 세우시기 위함이었습니다.

갈릴리 호숫가로 찾아오신 주님은 베드로에게 “왜 나를 세 번이나 부인했느냐”고 따져 묻지 않으셨습니다. 대신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상처를 회복시키시고, “내 양을 먹이라”(요 21:17)며 사명을 다시 맡기셨습니다.

사역의 자리를 끝까지 지키는 것은 분명 칭찬받을 일입니다. 그러나 끝까지 감당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 해도, 그 일로만 낙심해서는 안 됩니다. 주님께서는 그 과정에서 겪은 상처와 아픔까지 감싸 주시고, 다시 부르시며 위로하십니다. 중요한 것은 주님께서 내미시는 손을 ‘다시’ 붙잡는 믿음의 용기입니다.

우리의 삶은 ‘우여(迂餘)’와 ‘곡절(曲折)’의 여정입니다. 넘어질 수 있고 주저앉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럴수록 다시 일어서서 주님에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맡겨진 사역을 감당한다면, 과거의 ‘넘어짐’은 오히려 더 단단한 걸음으로 우리를 성숙하게 할 것입니다.

바울은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도다”(딤후 4:7~8)라고 고백합니다. 한 번의 넘어짐도 없었다는 뜻은 아닐 것입니다. 넘어졌을 때 책망 대신 손 내미시는 주님을 붙잡는 믿음의 용기를 냈다는 고백일 것입니다. 그렇게 묵묵히 그 발걸음으로 끝까지 달려갈 길을 마친 후, “잘했다, 애썼다, 수고했어”라며 안아 주시는 주님을 만나시기를 바랍니다.

주종화 목사 (은혜의열매교회)

◇은혜의열매교회는 경기도 화성시 봉담2지구에 있습니다. 성도의 삶이 새로워지는 은혜를 경험하고 나누며 ‘함께 교회를 세워 가는 기쁨을 누리는 교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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