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항공 병과도 보병 지휘관 될 수 있다…육군 ‘대병과제’ 내년부터 시행
병력 감소 시대와 맞물려 다영역 위협이 증대되는 가운데 육군이 내년부터 ‘대병과 체계’로 인사 제도를 전환한다. 현행 보병·기갑·항공 등 24개 병과를 기능·유형별로 묶어 통합 인사를 하겠다는 건데, 항공 병과도 보병 부대의 지휘관을 맡을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15일 정통한 군 소식통에 따르면 육군본부는 최근 내부 공지에서 현행 24개 병과를 계급 별로 3개 또는 7개 카테고리로 묶는 ‘병과군’ 제도가 내년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는 국방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육·해·공군 대병과제 전환 방침에 따른 것이다.
육군에 따르면 대병과제 도입으로 24개 병과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임관 때 선택하는 병과는 그대로 유지하되, 영관급 인사에서 대령은 전투·전투지원·전투근무지원의 3개 유형 병과군으로 묶어 인사를 낸다. 소령·중령은 기동·화력·정보·지휘통제·방호·지속지원 등 7개 기능 병과군으로 묶어 인사 배치를 하겠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대령급 인사에서 ‘전투’ 유형 병과군으로 묶이는 보병·기갑·항공·공병 병과는 인사 칸막이가 사라진다. 원칙적으로 보병 병과로 커리어를 쌓은 A대령도 기갑·항공·공병 부대 지휘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포병 B대령은 ‘전투 지원’ 병과군으로 함께 묶인 정보·정보통신·방공·화생방·군사경찰 병과 관련 부대로 발령날 수 있다.
방공 병과인 C중령도 군사경찰 파트로 인사가 날 수 있다. 방공·화생방·군사경찰 병과는 ‘방호’ 기능 병과군으로 묶이기 때문이다.
이런 대병과제 도입은 최근 다영역 작전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전장 환경을 반영한 것이란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또 병력 감소 시대에 병과 간 칸막이를 낮춰 유연한 인사 배치를 할 필요가 있다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런 통합 인사가 각 병과의 전문성을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군 안팎에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군 관계자는 “위관급은 병과를 그대로 유지하고 영관급만 통합한다는 뜻”이라며 “보병 소대장, 중대장을 한 인원들에게 갑자기 전차 대대장, 항공 대대장을 시키겠다는 계획인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합동참모본부와 육군본부 등 군 수뇌부 요직의 특정 병과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통상 합참의 ‘작전 라인’은 주로 육군 보병 병과가 맡아 왔다. 정부의 육사 기피 인사 기조와 통합사관학교 추진과 같은 맥락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육군은 “국방부의 대병과 체계 개편과 연계해 병과별 전문성은 유지하면서 통합성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군사 전문성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인사 및 교육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과 간 통합 인사를 하는 게 오히려 군사 전문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반박이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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