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피터 하윗 "AI, 경제구조 바꿀 기술…교육·금융 재설계"(종합)
"개방 무역·이민 확대 바람직…혁신 기업 생태계 구축이 핵심"
KDI·경인사연, '성장추세 반전을 위한 경제 패러다임 전환' 컨퍼런스

(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202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피터 하윗 브라운대 명예교수는 인공지능(AI)을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범용기술로 규정하고, 교육·금융·사회안전망 전반의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가 기존 추격형 모델에서 벗어나 선도형 혁신경제로 전환하기 위해선 혁신적인 기업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윗 교수는 15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성장추세 반전을 위한 경제 패러다임 전환' 컨퍼런스 기조발제에서 "한국경제는 AI 확산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인구구조 변화, 추격형 성장에서 선도형 성장으로의 전환이라는 복합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윗 교수는 AI를 개인용 컴퓨터(PC), 전기화, 자동차처럼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범용기술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범용기술은 초기 혼란과 장기간 조정 과정을 거쳐 생산성 향상 효과가 전산업에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며 "미래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모든 국가가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AI 확산이 교육 체계와 사회안전망, 금융 시스템 안정성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정부·기업·학계가 협력하는 산업정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최근 보호무역주의 확산 기조 속에서도 개방적 무역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도 핵심 메시지로 제시됐다.
하윗 교수는 "국제무역은 경쟁 압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 접근성과 모범사례를 학습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혁신을 촉진한다"며 "새로운 무역 연대를 모색하는 한편 기존 교역국 수출 수요 둔화에 대비해 내수 소비 기반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인구 감소 문제에 대한 과도한 비관은 경계했다.
그는 "인구 감소가 일부 우려하는 만큼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은 아닐 수 있다"면서도 "혁신 역량을 갖춘 해외 인재를 유치하는 선택적 이민 확대 정책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했다.
한국경제가 선도형 성장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혁신 기업 생태계 구축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 지원 집중, 반독점 정책 강화, 위험 중립적이고 기술 친화적인 금융체계 구축, 교육정책 방향 전환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경제의 성장 추세 둔화와 생산성 정체 문제에 대한 진단도 이어졌다.
김세직 KDI 원장은 환영사에서 "한국경제는 지난 30년간 '5년 1%포인트(p) 성장률 하락'의 성장추락을 겪어왔으며 이제 0%대 성장이 현실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혁신적 아이디어와 정책 구상이 새로운 성장 엔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중동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과 잠재성장률 하락 등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추격형 경제에서 벗어나 '창조적 파괴' 기반의 혁신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초혁신경제 구현과 경제안보 강화, 녹색 대전환 및 사회 전반의 제도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세션1 발표에서는 한국경제의 생산성 둔화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신용석 HMG경영연구원 원장은 한국의 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는 미국을 추월할 정도로 증가했지만, 총요소생산성(TFP) 증가율은 최근 0% 수준까지 하락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신 원장은 "중국, 빅테크 기업, 각국의 산업정책 등 글로벌 경쟁의 쓰나미를 명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며 과감한 규제 완화와 노동시장 개혁 등을 제언했다.
안준모 고려대 교수는 "한국경제가 추격형 혁신의 한계와 AI 패러다임 전환에 직면했다"며 고등연구계획국(DARPA)식 연구개발 체계와 글로벌 인재 활용, 책임예산제, 입법부 규제혁신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KDI 선임연구위원은 업종 지정과 보조금 지원 중심의 기존 지역산업 정책이 기업의 실질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업종 지원' 중심에서 '기업 성장 설계' 중심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션2에서는 김세직 KDI 원장이 좌장을 맡고,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이형일 재경부 1차관, 강영규 기획예산처 미래전략기획실장, 오세정 전 서울대 총장 등이 참여해 우리나라 구조혁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참여자들은 정부와 민간의 역할, R&D 예산 배분 혁신, 제도 혁신과 사회적 합의 방안, 교육 시스템 개편 및 양극화 해소 방안 등에 관한 의견을 공유했다.
이 차관은 "AI·반도체·녹색전환(GX)에 과감한 투자를 통해 잠재성장률 반등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장의 중심은 당연히 민간"이라며 "정부는 운동장을 만들고, 리스크를 함께하는 전략적인 지원과 충분한 정도의 지원을 통해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영규 기획예산처 미래전략실장은 "AI 대전환과 지방소멸, 인구감소, 기후위기 등에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국가발전전략을 마련 중"이라며 "재량지출 15%, 의무지출 10% 수준의 구조조정을 통해 확보한 재원을 AI·GX·R&D 등 성장 분야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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