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에도 따로 선 교육부·교원단체…교사들 “감사보다 책임만 강조”

교육부와 교사 단체들이 올해 스승의 날 기념식을 각자 열었다. 교육부가 추진한 ‘교육 회복을 위한 공동 선언’ 등을 두고 교사 단체들이 반발하면서 공동 개최가 무산된 것이다. 교육계에선 “스승의 날 행사마저 정부와 학교 현장의 갈등만 확인하며 교육적 의미가 퇴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교육부는 충북 청주에서 제45회 스승의 날 기념식을 열고 교육 발전에 기여한 교원들에게 정부 포상과 표창을 수여했다. 행사에는 최교진 교육부 장관과 포상 대상 교원, 교육 관계자 등 약 300명이 참석했다.
이날 교육부 행사에는 한국교총과 교사노조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가장 규모가 큰 3대 교원 단체가 참석하지 않았다. 같은 날 한국교원총연합회(한국교총)는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별도의 스승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교육부와 교총이 스승의 날 기념식을 따로 연 것은 이례적이다. 스승의 날은 1982년 법정 기념일로 지정된 뒤 교육부와 교총이 관례적으로 공동 기념식을 열어왔다. 정부가 교원에게 포상을 수여하고, 교원단체가 함께 교사의 노고를 기리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행사 주관 방식과 공동 선언 추진 등을 둘러싸고 이견이 커지면서 공동 개최가 무산됐다.
강주호 한국교총 회장은 이날 별도 기념식에서 교권 침해와 악성 민원, 현장체험학습 책임 논란으로 교사들이 위축돼 있다고 했다. 강 회장은 “열정은 고소를 부르고, 정성은 민원을 부른다는 말이 학교 현장에서 자조처럼 나온다”며 “이번에도 보여주기식·땜질식 처방에 그친다면 대한민국 공교육은 돌이킬 수 없는 수렁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노조 “교사 보호 대신 책임 강조”

하지만 교원단체들은 스승의 날 행사에서 교사들에게 ‘교육 회복’을 다짐하게 하는 방식이 부적절하다고 반발했다. 교사노조 관계자는 “교권 침해와 현장체험학습 사고 책임 논란으로 교사들의 불안이 큰데, 정부가 실질적 보호 대책보다 교사들의 책임을 먼저 강조했다”며 “교사들이 위로와 감사를 받아야 할 날에 정부가 또다시 교사들에게 책임을 묻고 다짐을 요구하는 모양새가 됐다”고 했다.
다만 교육계 일각에선 “교권 보호 요구와 별개로, 교육 회복을 위한 선언까지 거부하는 것은 지나친 대응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교육부는 공동 선언이 교사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교육 활동 회복과 학교 구성원 간 상호 존중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초교 교장은 “취지 자체는 교원단체들도 공감해 온 만큼, 스승의 날 기념식 보이콧이 오히려 비교육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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