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작은 농장에서 만난 단 한 번의 새
이경호 2026. 5. 15. 12:5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베트남 남부 니호아(Nhị Hòa) 마을의 작은 농장에서였다.
아직 해가 완전히 떠오르기 전, 눅눅한 새벽 공기 사이로 작은 새 하나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단 한 번 기록된 미조(길잃은새)이다.
정적을 유지한채 혹시 모를 적들을 경계하고 새끼의 안전을 위해 먹이만 나르던 셈이다.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록 단 1회, 니호아의 새벽을 지나던 '우는뻐꾸기'
[글쓴이 :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베트남 남부 니호아(Nhị Hòa) 마을의 작은 농장에서였다. 아직 해가 완전히 떠오르기 전, 눅눅한 새벽 공기 사이로 작은 새 하나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평범한 숲새처럼 보였다. 하지만 망원경 너머로 회색 머리와 적갈색 배가 보이는 순간, 숨이 잠시 멎었다. 도감에서나 볼 수 있는 우는뻐꾸기였기 때문이다.
|
|
| ▲ 우는뻐꾸기의 모습 |
| ⓒ 이경호 |
우는뻐꾸기는 우리나라에서는 기록이 없기 때문에 전설같은 새다. 국내 기록은 2016년 경남 통영 소매물도에서 관찰된 암컷 1개체가 사실상 유일하다. 단 한 번 기록된 미조(길잃은새)이다. 실제로 실물을 본 탐조인은 거의 없고, 사진까지 남긴 사례는 더 드물 것이 분명하다. 결국 베트남 현지에서 이 새를 마주한 순간은 숨이 멈추지 않을 탐조인은 없을 것이다.
우는뻐꾸기는 매우 분주했다. 나뭇가지 사이를 짧게 이동하며 계속 곤충을 찾고 있었고 먹이를 물고 있었다. 이소를 마친 새끼에게 먹이를 주기 위한 행동이다. 보통때 새들이 먹이를 물고 있지 않는다. 먹이를 물고 있다면 새끼를 키우는 시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는뻐꾸기는 애벌레 같은 곤충을 집중적으로 사냥하고 있었고 새기에게 꾸준히 전달했다.
|
|
| ▲ 먹이를 물고 있는 어미새 |
| ⓒ 이경호 |
흥미로운 점은 이 새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전형적인 뻐꾸기'와는 조금 다르다는 점이다. 뻐꾸기는 남의 둥지에 몰래 알을 낳는 탁란의 상징처럼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는뻐꾸기는 직접 번식과 육추 행동이 관찰되는 종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 현장에서 본 모습 역시 새끼를 돌보는 부모새에 모습이었다. 새벽의 농장 작은 농경지에서 쉬지 않고 움직이는 모습에는 생존과 양육의 긴장이 그대로 담겨 있다.
아쉬운 것은 정작 울음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는뻐꾸기라는 이름 자체가 특유의 반복적인 울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아마도 새끼를 키우는 시기여서인지 울음소리를 내리 필요가 없는 듯 했다. 보통 우는뻐꾸기는 울음으로 먼저 존재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
|
| ▲ 먹이를 달라고 기다리는 새끼새 |
| ⓒ 이경호 |
하지만 내가 만난 우는뻐꾸기는 울지 않았다. 정적을 유지한채 혹시 모를 적들을 경계하고 새끼의 안전을 위해 먹이만 나르던 셈이다. 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어미새가 먹이를 나르는 모습 자체만으로도 자연의 동경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우는뻐꾸기는 동남아시아와 필리핀까지 넓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숲과 습지, 맹그로브, 농경지 주변까지 살아가는 적응력 좋은 새지만, 도시화의 영향은 피하지 못하고 있다. 분포지였던 싱가포르에서는 서식지 감소와 개발로 인해 사실상 사라졌다고 한다.
아무리 흔한 새도 숲이 사라지면 흔적만 남는다. 그래서 니호아의 새벽에서 만난 우는뻐꾸기는 더욱 특별하게 남았다. 한국에서는 단 한 번 기록된 새를 만났고, 우리나라에서 우는 뻐꾸기를 본 몇 안되는 사람이 되었다. 베트남의 작은 농장 숲에서는 여전히 새끼를 키우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 ▲ 한국 기록 단 1번 베트남에서 만난 우는뻐꾸기 베트남 니호아 마을의 작은 농장에서 만난 우는뻐꾸기(Plaintive Cuckoo). 한국에서는 2016년 통영 소매물도에서 단 1회 기록된 미조(길잃은새)입니다. 새끼에게 먹이를 나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던 모습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름은 우는뻐꾸기지만, 이날은 끝내 울음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도시화로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 새이기도 합니다. #우는뻐꾸기 #PlaintiveCuckoo #미조 #탐조 #Birding #베트남탐조 #희귀조 #CacomantisMerulinus #야생조류 #새덕후 #조류사진 #birdwatching #VietnamBirding #뻐꾸기 #환경기록 #wildbirds #naturevideo #birdphotography ⓒ 새와 사람의 이야기 / 새랑새 |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마이뉴스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입에 침 좀 바르세요"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재판에서 싸운 두 사람
- 법원이 가린 내란 재판 판결문, 실명 공개합니다
- 아리셀 유가족입니다, '37초의 진실'을 찾고 싶습니다
- [단독] 법제처 '수상한 법교실' 영상, 스승의 날 '교사 조롱' 논란
-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 숟가락의 정원
- [이충재 칼럼] 표 얻자고 국익 외면한 야당 대표
- 박형준 '장애인 비하' 유튜브 출연 논란... 뒤늦게 사과
- [오마이뉴스·STI 예측] 울산 김상욱 32.8% - 김두겸 29.8%
- AI 지방선거 코치 앱, '나홀로' 청년 후보 부담 덜어줄까
- 정원오, 국힘 '외박 강요' 주장에 "반드시 법적 책임지게 될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