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미뤄야 하나”…관광업계 덮친 유가·환율·항공료 악재
교원투어 주4일제 돌입·제주 긴급 지원책 편성…여름 수요 방어 나서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지난 4월 편도 7700원에서 이달 3만4100원으로 약 4배 이상 뛰었고, 다음 달에는 3만5200원까지 오를 예정이다. 국제선 역시 유류할증료 상승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일부 노선 감편과 항공 공급 축소까지 겹치면서 제주 등 항공 의존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관광객 감소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제주도가 최근 30억원 규모 긴급 관광 활성화 대책을 편성한 것도 이 같은 위기감이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제주도는 2박 이상 체류 관광객에게 지역화폐 ‘탐나는전’ 2만원을 지급하고, 숙박·렌터카 할인 등을 지원하며 체류형 관광 수요 방어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항공 유류할증료와 항공권 가격이 빠르게 오르기 시작한 영향이 본격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주처럼 항공 이동 의존도가 높은 관광지는 여행 비용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유가 상승분이 항공권 가격에 순차적으로 반영되는 초기 단계인 만큼 여름 성수기로 갈수록 여행 심리 위축과 예약 감소 현상이 더 뚜렷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여행사들도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교원투어는 지난 11일부터 6월 말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 방식의 주 4일제 형태인 ‘탄력적 업무 조정’에 들어갔다. 중동 지역 정세 불안과 고유가·고환율 등 대외 변수로 여행업계 전반의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단기 대응 차원에서 시행한 조치다. 교원투어 측은 “지속 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과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 전반이 즉각적인 위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주요 여행사들은 아직 별도의 비상경영 체계나 근무 제도 조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방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일본·동남아 단거리 여행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현재 상황이 장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고유가 장기화 여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항공권과 숙박, 현지 교통비까지 여행 전반의 체감 비용이 높아질 경우 여름 휴가철 예약 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여행은 필수 소비가 아니라 경기와 심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산업”이라며 “항공권 가격이 조금만 올라가도 소비자들은 바로 ‘이번 휴가는 미뤄야 하나’부터 고민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유류할증료와 환율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해외여행뿐 아니라 제주 같은 국내 항공 여행 수요까지 영향을 받는 분위기”라며 “아직 예약 취소가 급증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예약 속도가 예년보다 확실히 둔화됐다는 이야기가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문제는 현재 상황이 유가 상승분이 본격적으로 항공권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한 초기 단계라는 점”이라며 “국제유가와 환율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여름 성수기로 갈수록 여행 심리 위축이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여행업계 입장에서는 단순히 여행객 수 감소보다 소비자들이 예약 자체를 늦추고 관망하기 시작하는 흐름을 더 예민하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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