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주이소” 호소하는 김부겸…“보수 자존심” 지킨다는 추경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14일 나란히 공식 후보 등록을 마치면서 본격적인 대구시장 선거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후보 등록 첫날 김 후보는 새벽 길거리 인사로 하루를 열며 바닥 민심에 구애하는 ‘로우키(low-key)’ 전략을 구사한 반면, 추 후보는 “보수의 심장에서 반드시 압승해 이재명 정권의 폭주와 폭거를 막겠다”며 진영 결집을 호소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6시 35분 대구 수성갑 국회의원 시절 살던 만촌동 메트로파크아파트 앞 화랑공원에 도착했다. 김 후보 명함을 한 움큼 손에 쥔 아내 이유미 여사와 함께했다. 차량에서 내려 양복 재킷을 벗고 파란색 유세 점퍼로 환복한 김 후보의 구겨진 바지 밑단을 이 여사가 정돈해 줬다. 산책로에 자리를 잡은 김 후보가 아침 운동을 하는 주민들에게 “안녕하십니까”라고 악수를 청하면, 곧이어 이 여사가 “잘 부탁드린다”며 김 후보의 명함을 건넸다.

김 후보는 공원 한 바퀴를 돌고 다시 마주치는 주민들에겐 “빨리도 도시네요”라며 너스레를 떨었고, 일부 여성 주민들은 이 여사와 포옹을 나눈 뒤 한참 동안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캠프 관계자는 “예전 지역구민들이 오랜만에 김 후보 부부를 보고 반가워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응원합니다” “우짜끼나(어쨌든) 선전하이소”라며 격려하는 주민들이 있는가 하면, 명함을 받지 않고 본 체 만 체하는 주민들도 더러 있었다. “민원을 제기했는데도 해결되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주민에겐 이 여사가 나섰다.
▶주민=“마, 시정 좀 해 주이소.”
▶이 여사=“뽑아주이소.”
▶주민=“뽑아줄 테니까, 뽑아줬는데도 시정 안 해주면 어떡할 건데예.”
▶이 여사=“아, 믿어주이소.”
▶주민=“예, 한 번 믿어볼게예.”

공원 산책로와 광장, 운동시설 구역, 테니스장을 누비며 지지를 호소한 김 후보는 오전 7시 30분부터는 범어네거리에서 출근길 인사를 했다. 목에 건 팻말에는 ‘대구 경제 김부겸이 책임집니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김 후보는 1시간 동안 연신 허리를 숙이고 손을 흔들었고, 일부 시민들은 창문을 내리고 손을 흔들며 “화이팅!”이라고 외치거나 경적을 울리면서 화답했다. 현장에 있던 캠프 관계자는 “현장에서 체감하는 지지도와 여론조사 결과에 괴리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더 낮은 자세로 바닥 민심에 호소하려 한다”고 했다.
오전 9시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 등록을 마친 추 후보는 “대구 경제 살리기를 위한 공식 출정을 선언한다”면서도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국정 운영 방식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추 후보는 향후 선거 승리 전략을 묻는 취재진의 말에 “지금 이재명 정권의 폭주와 폭거가 도를 넘었다”며 “본인의 죄를 없애기 위한 공소취소 특검법 강행, 민간 기업의 이익을 직접 배당하겠다는 사회주의적 발상(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12일 제안한 가칭 ‘국민배당금’)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의 자존심, 보수의 심장에서 반드시 압승해 이재명 정권의 폭주와 폭거를 막아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했다.

추 후보는 이날 김 후보가 페이스북에 “대구·경북(TK) 신공항 특별법을 개정해 국가지원사업으로 방식 자체를 바꾸겠다. 법 개정을 여당의 당론으로 처리해 주도록 제가 요구하겠다”고 공언한 데 대해서도 특검법을 거론하며 비판했다. 추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 국회 권력은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대통령 범죄를 스스로 세탁하는 공소 취소 특검법도 강행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정말 의지가 있다면 지금 당장 정청래 대표를 설득해 민주당 당론으로 추진하면 된다”고 썼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은 최근 시내에 설치한 현수막 문구를 ‘이재명 셀프 면죄, 특검 반대!’로 바꾸고 중앙정치 이슈를 최대한 부각하고 있다. 특검법 추진에 부정적인 대구 여론을 최대한 끌어올려 추 후보 지지로 흡수하기 위한 전략이다. 추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에 “더 크게, 더 단단하게 결집해 달라”고 적었다. 이에 김 후보 측은 “정치 싸움은 서울에서 하면 된다”며 정면 대응을 피하면서 중앙발(發) 설화 등 외부 변수에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대구와 무관한 정쟁 이슈로 언제든지 판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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