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송·민원·책임 부담만 남은 학교… 정상화 대책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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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가르치는 일에 소명의식을 갖고 일하는 교원들의 사기 진작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지정된 법정기념일이지만 학교 현장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교사들이 학교를 떠나려는 본질적 원인이 과다한 업무나 박한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악성 민원으로부터 보호해 줄 시스템 부재에 따른 절망감이라는 얘기다.
어느덧 소송과 민원, 책임 추궁을 걱정하는 공간이 되어 버린 학교를 다시 교육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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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부심 추락에 절반 넘게 사직 고민
두려움 없이 교육 전념할 수 있어야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가르치는 일에 소명의식을 갖고 일하는 교원들의 사기 진작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지정된 법정기념일이지만 학교 현장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갖기는커녕 교육활동 중 자신을 보호해 줄 시스템이 없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이 대다수다. 정당한 생활지도조차 아동학대라며 소송·민원이 제기되고,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오롯이 책임져야 하는 현실에서 너무 소극적인 태도라며 교사들만 나무라기는 어렵다. 학교를 학교답게 만들기 위한 실질적인 교권 보호 대책을 깊이 고민할 때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스승의 날을 맞아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89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49.2%)은 최근 1~2년간 직업적 자부심이 ‘낮아졌다’고 답했다. ‘높아졌다’는 응답은 12.8%에 그쳤다. 교사들이 교단을 떠나는 이유 역시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및 학부모 민원 노출(28.9%)’이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많았다. 일상적인 생활지도 과정에서조차 고소당할 걱정을 해야 하는 교단의 현실이 교직을 기피처로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이 교원 71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어제 발표한 전국 교원 인식 설문조사에서는 절반이 넘는 교사(55.5%)가 지난 1년간 사직을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사직 고민의 결정적 요인 1위는 ‘학부모 등의 악성 민원(62.8%)’이었다. 교사들이 학교를 떠나려는 본질적 원인이 과다한 업무나 박한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악성 민원으로부터 보호해 줄 시스템 부재에 따른 절망감이라는 얘기다. 지난 1년간 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를 직접 경험한 교사 비율은 49.6%나 됐고,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를 경험한 교사 비율은 47.7%였다. 또 전체 교사의 80.8%는 아동학대 신고로 인한 피소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소풍과 수학여행 등 현장학습 축소 추세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구더기 생길까 무서워 장독을 없애면 안 된다”는 취지의 얘기를 했지만 현장 교원들이 느끼는 두려움은 일반의 인식을 훌쩍 뛰어넘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실시한 ‘교사 현실 긴급조사’에서도 거의 모든 교사가 아동학대 신고나 안전사고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교사가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하려면 학교 운영의 책임 구조를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아동복지법에 규정된 ‘정서적 아동학대’의 정의와 학교안전법의 면책 범위 등을 명확하게 하는 법률 정비도 시급하다. 어느덧 소송과 민원, 책임 추궁을 걱정하는 공간이 되어 버린 학교를 다시 교육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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