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 경제 볼모 삼은 파업 도박 당장 멈춰야

삼성전자가 마침내 파업에 대비한 비상관리에 돌입했다. 노조의 총파업 예고로 생산 차질과 품질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규 웨이퍼 투입을 제한하고 가동률을 단계적으로 낮추는 ‘웜다운’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세계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놓고 사투를 벌이는 이 엄중한 시기에 삼성전자가 스스로 생산량 감산에 나서야 하는 현실은 충격적이다.
이번 파업이 강행될 경우 우리 경제가 감당해야 할 대가는 천문학적이다. 제조 공정 전면 중단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직간접 손실 규모가 최대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 반도체 공정은 2018년 정전 사태 당시 단 28분만 멈췄는데도 5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한번 중단된 라인을 정상화하는 데는 파업 기간을 훨씬 웃도는 시간이 걸린다.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충격이 가져올 후폭풍도 심각하다. 삼성전자가 생산 차질을 빚는 사이 엔비디아와 메타 등 빅테크 고객사들이 안정적인 대체 공급처를 찾아 떠난다면 대만과 일본은 물론 중국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리게 된다. 이는 삼성전자의 일시적 매출 감소를 넘어 우리가 공들여 쌓아온 글로벌 메모리 주도권과 국가 신뢰 자산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도박이다. 우리 경제가 사실상 반도체 외끌이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는 국민배당금 논란까지 빚는 법인세 초과세입 기대도 물거품으로 만들 것이다.
그러나 노조는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내일(16일) 사후조정 재개를 공식 요청하고 사측도 직접 대화를 제안했지만,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오늘까지 대표이사의 직접 답변을 선결 조건으로 내걸며 대화의 장을 사실상 거부했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규모는 약 45조원으로, 지난해 배당 규모(11조원)의 4배를 웃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자는 이기적 행태에 공감할 국민은 없다.
증시 충격과 국가 경제 피해 우려가 큰 만큼 정부는 긴급조정권 발동을 주저해선 안 된다. 국민 경제를 이보다 더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상황도 찾아보기 힘들다. 노조는 이성을 되찾고 파업 도박을 즉각 멈춰야 한다. 자율적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합리적 방식으로 성과급 협상에 임하는 것이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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