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극한대립 피한 미·중 정상…안도는 아직 이르다

2026. 5. 15.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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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14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환영 행사에서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어제 베이징에서 마주 앉았다. 미·중 패권경쟁이 지정학적 대립은 물론 무역과 공급망·기술패권 경쟁 등 전 분야로 확산되고 이란과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 두 강대국의 정상회담은 극도로 불안정한 국제정세에 안정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어느 정도 예상되던 바이기는 했지만 공동선언이나 합의문 발표는 없었다. 두 강대국의 전략적 간극이 여전히 크고, 아직 새로운 질서를 그릴 단계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과가 전혀 없진 않았다. 두 강대국의 무한 대립보다는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데에 인식을 함께했다는 것은 전 세계를 향해 긍정적인 신호다. 구체적으로는 호르무즈해협 개방과 이란 핵 불용에 대해 두 정상이 합의했다고 백악관이 밝힌 것이 고무적이다. 호르무즈 개방은 당사국인 이란의 결단이 필요한 사항이지만 이란과 우호관계에 있고 영향력이 있는 중국이 해협 개방에 동의하고 더 나아가 통행료 부과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한 것은 그 의미가 작지 않다. 미국이 종전 협상의 조건으로 내세운 이란 핵불용의 원칙에 중국이 동의한 것도 마찬가지다. 두 정상의 합의가 종전을 앞당기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무역전쟁의 한시적 휴전을 선언했던 두 정상이 미국 기업의 중국 시장 접근 확대 등 갈등 관리에 나선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안정적인 미·중 관계는 미·중 어느 한쪽도 포기할 수 없는 한국의 운신 폭을 넓혀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도하기엔 이르다. 시 주석은 모두발언을 통해 ‘신형 대국관계’의 정립을 언급했다. 달라진 중국의 위상을 인정하라는 압박이다. 특히 대만 문제를 두고 “잘못 처리하면 충돌할 것”이라며 경고한 대목은 언제든 이 지역에 중동 사태 못지않게 커다란 불씨가 상존해 있음을 재인식시켜 준다.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이 극한 대립을 회피하자는 데에는 이해가 맞았지만, 안정적인 국제질서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보긴 어렵다. 여전히 국제정세는 유동적이고 미래는 불확실하다. 강대국 경쟁의 사이에서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고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정교한 외교를 펼쳐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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