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에 ‘살맛’ 안나는 코인…한국 거래 올 57% 급감
주식시장에 돈이 몰리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얼어붙었다. 기관 투자가 자금이 그나마 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미국과 달리, 개인 투자자 중심인 한국 암호화폐 시장은 증시 활황 역풍을 고스란히 맞았다.
14일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더블록의 집계 결과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개 암호화폐거래소의 올해 1분기(1~3월) 누적 거래대금은 2228억 달러(약 332조원)다. 지난해 1분기(5154억6000만 달러)보다 56.8% 줄며 반토막이 났다. 특히 올 4월 거래대금은 550억9000만 달러로 2023년 9월 이후 2년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3684억3000만 달러와 비교하면 85% 쪼그라들었다.
보유금액과 예치금도 동시에 줄었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올 2월 말 기준 암호화폐 등 국내 가상자산 보유금액은 60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1월 정점(121조8000억원)과 비교해 50.2% 감소했다. 국내 5대 암호화폐거래소의 예치금(원화 기준)도 10조7000억원에서 7조8000억원으로 27.1% 줄었다. 가격도 내림세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비트코인은 7만9792달러로, 전일 대비 1.84%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종가(8만7612달러)와 비교하면 약 8.9% 내린 수준이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시장인 미국 역시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거래가 둔화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올 1분기 현물 거래대금은 188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867억 달러)보다 51.2% 감소했다. 거래 규모가 1년 만에 절반 수준이 됐다. 암호화폐 보유금액에 해당하는 ‘고객 보관 자산’ 규모도 지난해 1분기 4040억 달러에서 올 1분기 2940억 달러로 27.2% 줄었다.
암호화폐 시장이 빠르게 위축된 이유로 증시 활황이 꼽힌다. 이날 코스피는 하루 사이 1.75% 오르며 역대 최고치인 7981.41을 찍었다. 지난해 1분기 말(2481.12)과 비교하면 세 배 이상 상승해 8000 돌파까지 단 20포인트도 채 남지 않았다.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같은 기간 약 16% 상승했다. 루이스 라발레 프런티어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고, 대신 기술주나 변동성이 큰 주식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미국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기관 자금 유입은 이어지고 있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 최근 6주 동안 약 34억 달러가 순유입(유입-유출)됐다. 로이터는 이를 두고 “시장의 붕괴라기보다는 개인 투자자 거래가 둔화하는 가운데 시장 구조가 기관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미국과 달리 자본시장법상 암호화폐 같은 가상자산이 ETF의 기초자산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미국처럼 기관 자금이 시장을 떠받치는 구조가 아니다. 특히 ETF 기초자산에 가상자산을 명시하는 내용을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이 지연되면서 기관 투자가의 시장 참여와 관련 금융상품 도입이 늦어지고, 개인 투자자 중심의 취약한 시장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개인 투자자 거래가 줄어도 ETF를 통한 기관 자금이 시장의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국내는 여전히 개인 투자자 중심 구조여서 암호화폐 시장의 자금 이탈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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