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한수원 집안 싸움 없게…‘원전 수주’ 정부가 지휘한다

안효성, 남수현 2026. 5. 1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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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원전수출 전략적 파트너십 협약식에서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왼쪽)과 김회천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손을 맞잡으며 웃고 있다. 가운데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뉴스1]

정부가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이 ‘집안싸움’을 벌여온 원자력발전소 수출 체계를 바꾸기로 했다. 정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한전은 대외 협상, 한수원은 건설 등 각자의 역할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산업통상부는 14일 ‘2026년 제1차 원전수출전략협의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원전 수출 체계 효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대폭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우선 원전수출전략협의회 산하에 원전수출기획위원회를 신설하고 협상 전략 수립, 리스크 분석, 경제성 평가 등을 수행한다. 위원회에서 협상 지침을 만들면 한전 등은 이 가이드라인 안에서 실무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최근 원전 수주전이 기업 간 경쟁이 아닌 국가 간 협력 성격이 강해진 점을 반영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미국·체코·베트남 등 당면한 원전 수출 현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K원전 원팀 수출 체계를 정비했다”고 말했다.

해외 원전 사업 개발과 주계약은 한전과 한수원이 공동으로 한다. 대외 협상은 인지도가 높은 한전이 주도하고, 건설과 운영은 노하우가 풍부한 한수원이 담당하는 형태다. 지분 투자는 자금력을 갖춘 한전이 맡는다. 모든 수출 프로젝트는 양사가 조인트벤처(JV)나 컨소시엄 형태의 독립 법인을 설립해 수행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물리적 결합이 아닌 화학적 결합을 통해 리스크를 공동 관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출국 관리 체계도 통합한다. 2016년부터 아랍에미리트(UAE)·미국·베트남 등 13개 국가는 한전이, 체코·필리핀 등 25개 국가는 한수원이 담당해왔다.

정부는 연내 ‘원전수출진흥법’ 입법도 추진한다. 원전 수출 지원 방안과 함께 한전과 한수원의 중요 의사결정에 대한 정부의 감독권을 명문화하는 내용이다. 다만 원전 수출 총괄 기관을 한전이나 한수원, 혹은 제3의 통합기관으로 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원전수출진흥법 입법 과정에서 추후 결정한다는 구상이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산업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쪼개진 상황에서 정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의문인 데다, 한전과 한수원의 화학적 결합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개편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서 발생한 추가 공사비 1조6000억원의 정산을 둘러싸고 불거진 한전과 한수원의 갈등에서 출발했다. 두 회사는 이날 영국(런던국제중재법원)에서 벌여온 중재전의 중재지도 한국으로 변경하기로 합의했다.

세종=안효성·남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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