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만 19조원 무기 패키지’ 흔들리나…시진핑 압박에 긴장 고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대만 문제는 양보할 수 없는 ‘레드라인’이라고 거듭 경고하자 대만 정부는 “미국의 지지는 확고하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도 대만에 대규모 추가 무기 판매를 추진 중이어서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리즈후이 대만 행정원 대변인은 이날 미·중 정상회담 관련 질문에 “역내 정세 안정에 도움이 되고 권위주의 확장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관리하는 데 기여하는 모든 행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리 대변인은 “정부는 지속적으로 미국과 협력하고 있으며 국가안보·외교팀도 미국 측과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 역시 대만에 대한 굳건한 지지 입장을 여러 차례 재확인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장기적이고 다층적인 지지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시 주석의 강경 발언 속에서도 미국의 대만 지원 의지가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앞서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양국이 충돌하게 되고 미·중 관계 전체를 매우 위험한 지경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대만 독립’과 ‘대만해협의 평화’는 물과 불처럼 양립할 수 없다”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것이 중·미 양국의 최대공약수”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대만 독립 세력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는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전부터 대만 문제를 ‘레드라인’으로 규정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분명히 해왔다.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언급한 미·중 관계의 ‘4대 레드라인’을 거론하며 ▲대만 문제 ▲민주주의·인권 ▲발전 경로와 정치 체제 ▲중국의 발전 권리 등은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당초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거론됐던 이란 전쟁 문제보다 대만 문제가 더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 확대가 진행 중인 점도 회담의 민감성을 키우고 있다.
미·대만경제협의회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대만에 사상 최대 규모인 111억달러(약 15조4000억원) 상당의 무기 판매를 승인했다.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승인 규모인 84억달러(약 11조6000억원)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은 최소 140억달러(약 19조4000억원) 규모의 추가 무기 판매 패키지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이날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반발에도 대만 군사 지원을 유지하라는 의회의 초당적 압박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또 공화·민주 양당 상원의원 8명도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약 140억달러 규모의 무기를 대만에 판매하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만 관련 표현 변화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NYT는 “백악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대만 정책 기조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면서도 “미국 정부의 기존 표현인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를 넘어 ‘반대한다’는 입장까지 내놓게 될 경우 외교적 파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대만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67마일(약 108㎞) 발언’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중국의 대만 무력 침공 가능성을 언급하며 “미국은 대만에서 매우 멀리 떨어져 있지만 시진핑 주석은 불과 67마일 거리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은 일본과 주변 지역 국가들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군사외교학자인 천이판은 “중국의 무력 침공 상황에서 대만에 대한 군사 지원이 제때 이뤄지기 쉽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며 “대만의 자체 대응 역량을 강조한 취지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만 육군 진먼방위지휘부는 전날 중국과 인접한 진먼 허우후 지역에서 ‘타이후 훈련’을 실시했다. 진먼은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중국 푸젠성과 맞닿아 있는 최전선 지역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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